과거의 나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이다.
나는 반에서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친하게 지내곤 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여자애 한 명이
조금씩 자신의 무리와 떨어져 지내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여자아이들은 그 친구를 점점 대놓고
소외시키기 시작했고,
나중에 들은 바로는 일부러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등 괴롭힘이 점점 심해졌다고 한다.
그 당시에 나는 원래부터 친했던 친구이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같이 다니자고 했고,
내가 같이 다니던 친구들과 껴서
재밌게 장난도 치고 점심도 같이 먹으며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나, 우리와 같이 다녀도
변하지 않는 여자애들의 시선과
뒷담, 무시 등에 견디지 못했던
그 친구는
조금씩 학교에 나오지 않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3달 동안 연달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 친구가 나오지 않은 3달의 시간 동안
학교 담임 선생님은
내게 그 친구를 왕따 시킨 주동자를
찾으라는 미션을 주셨다.
나는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했고,
그 친구가 왕따를 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에
왕따의 이유와 주동자를 찾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일부러
내가 쓴 일기를 고쳐준다는 이유로
몰래 따로 나를 불러내셨고,
그때마다 나는 선생님께 정보 전달을 하곤 했다.
3개월 동안 선생님과의 공조 끝에,
나는 왕따의 이유와 주동자를
찾을 수 있었는데
주동자와 함께 따돌리기 시작하던
반 여자아이들의
왕따 이유는
그냥 '재수 없어서'였다.
별다른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선생님께
바로 주동자에 대해서 밝혔고
주동자인 그 친구는
부모님께 연락이 갔을 뿐만 아니라,
담임 선생님이
따로 불러내 엄청 혼내셨다고 들었다.
그러나 주동자가 혼난 바로 다음날,
왕따 주동자인 그 아이는
자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보다
누가 선생님께 자신의 만행을
밝혔는지 찾아내고야 말겠다며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왕따 당하던 친구가 나오지 못했던 3달의 시간 동안
그 친구는 하루하루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까.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친구의 고통스러운
시간은 생각해 주지 않았다.
너무도 가볍게 그 아픔을 뭉게 버렸다.
그 친구가 나오지 않았던
3달의 시간 동안
담임 선생님은
다양한 시도로 반성을 유도했는데
내가 봤을 땐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모든 반 친구들이 원을 그려서 선 다음에
가운데 한 명이 안대를 끼고 서있으면
반 친구들이 그 한 명을 치고 지나가게 하셨다.
너희들도 똑같이 기분을 느껴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반 애들은 이것마저도 장난처럼
여겼는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면서
가운데 학생이 넘어질 정도로
세게 밀치며 지나갔다.
내가 안대를 껴야 하는 순서가 되었을 때
친구들은 말했다.
'00 이는 너무 착해서 못 치고 지나가겠어'
'00 이는 살살 치고 지나가자'
나는 나를 살살 치고 지나가는
반 애들의 행동이
고마운 게 아니라
솔직히 말하면 역겨웠다.
나와 왕따 당한 여자아이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그 아이에게 하는 행동에
정당화를 부여했을까
3달이 지나고 겨울이 될 무렵,
그 친구가 돌아왔다.
그리고 졸업할 때까지
변한 건 없었다.
그 친구는 다시 우리 무리와 함께
밥을 먹고 수업을 들었다.
그 친구에게 사과하는 사람도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드러나는 괴롭힘이 없어졌을 뿐,
증오의 눈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졸업식이 다가왔고,
졸업식에 그 친구의 어머니께서
고맙다며 선물로 주신
손목시계가 있다.
아직도 서랍에 있는 그 손목시계를 보면,
인간의 악함에 대해서 생각해 보곤 한다.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