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성악설- 왕따

과거의 나

by 익명의 작가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이다.

나는 반에서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친하게 지내곤 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여자애 한 명이

조금씩 자신의 무리와 떨어져 지내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여자아이들은 그 친구를 점점 대놓고

소외시키기 시작했고,

나중에 들은 바로는 일부러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등 괴롭힘이 점점 심해졌다고 한다.


그 당시에 나는 원래부터 친했던 친구이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같이 다니자고 했고,

내가 같이 다니던 친구들과 껴서

재밌게 장난도 치고 점심도 같이 먹으며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나, 우리와 같이 다녀도

변하지 않는 여자애들의 시선과

뒷담, 무시 등에 견디지 못했던


그 친구는

조금씩 학교에 나오지 않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3달 동안 연달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 친구가 나오지 않은 3달의 시간 동안

학교 담임 선생님은

내게 그 친구를 왕따 시킨 주동자를

찾으라는 미션을 주셨다.


나는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했고,

그 친구가 왕따를 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에

왕따의 이유와 주동자를 찾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일부러

내가 쓴 일기를 고쳐준다는 이유로

몰래 따로 나를 불러내셨고,

그때마다 나는 선생님께 정보 전달을 하곤 했다.


3개월 동안 선생님과의 공조 끝에,

나는 왕따의 이유와 주동자를

찾을 수 있었는데

주동자와 함께 따돌리기 시작하던

반 여자아이들의

왕따 이유는

그냥 '재수 없어서'였다.

별다른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선생님께

바로 주동자에 대해서 밝혔고

주동자인 그 친구는

부모님께 연락이 갔을 뿐만 아니라,

담임 선생님이

따로 불러내 엄청 혼내셨다고 들었다.


그러나 주동자가 혼난 바로 다음날,

왕따 주동자인 그 아이는

자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보다

누가 선생님께 자신의 만행을

밝혔는지 찾아내고야 말겠다며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왕따 당하던 친구가 나오지 못했던 3달의 시간 동안

그 친구는 하루하루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까.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친구의 고통스러운

시간은 생각해 주지 않았다.

너무도 가볍게 그 아픔을 뭉게 버렸다.


그 친구가 나오지 않았던

3달의 시간 동안

담임 선생님은

다양한 시도로 반성을 유도했는데


내가 봤을 땐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모든 반 친구들이 원을 그려서 선 다음에

가운데 한 명이 안대를 끼고 서있으면

반 친구들이 그 한 명을 치고 지나가게 하셨다.


너희들도 똑같이 기분을 느껴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반 애들은 이것마저도 장난처럼

여겼는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면서

가운데 학생이 넘어질 정도로

세게 밀치며 지나갔다.


내가 안대를 껴야 하는 순서가 되었을 때

친구들은 말했다.

'00 이는 너무 착해서 못 치고 지나가겠어'

'00 이는 살살 치고 지나가자'


나는 나를 살살 치고 지나가는

반 애들의 행동이

고마운 게 아니라

솔직히 말하면 역겨웠다.


나와 왕따 당한 여자아이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그 아이에게 하는 행동에

정당화를 부여했을까


3달이 지나고 겨울이 될 무렵,

그 친구가 돌아왔다.


그리고 졸업할 때까지

변한 건 없었다.


그 친구는 다시 우리 무리와 함께

밥을 먹고 수업을 들었다.


그 친구에게 사과하는 사람도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드러나는 괴롭힘이 없어졌을 뿐,

증오의 눈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졸업식이 다가왔고,

졸업식에 그 친구의 어머니께서

고맙다며 선물로 주신

손목시계가 있다.


아직도 서랍에 있는 그 손목시계를 보면,

인간의 악함에 대해서 생각해 보곤 한다.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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