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
그렇다면 나는
선하기만 했을까?
누군가를 바라보면서
실망하고 역겨워하던
나 자신은 과연 괜찮은 사람이었을까.
나 자신에 대해서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이 되던
겨울방학 때였다.
나는 그때 당시
교회에서 새롭게 추진하던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했고,
교회의 동갑 친구들과
이미 중학교 1학년이던
형 누나들 여럿이서
2주 동안 경기권의 대학교에서
캠프 생활을 했었다.
생애 처음으로
가족들을 떠나
고립된 공간에서 2주 동안의
생활은 인간의 내면이 드러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캠프 생활 동안에
나는 형 누나 동기 할 것 없이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냈는데,
나중에는 점점
내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더니
내가 가지고 있던 겸손함은 사라지고
거만함만 남아
다른 사람보다
내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겨울 방학이 흐른 뒤
중학교 1학년이 되고
본 첫 중간고사에서
나는 대차게
망해버렸다.
그렇게 거만을 떨면서
자신 있어했던 수학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때 성적표가 부끄러웠는지
책장 안 책에다가
숨겨놓았다가
걸렸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가족회의가 열려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그만 두기로 결정했다.
나는 그때 당시
나 자신에게 가장 실망스러웠다.
나 자신이 캠프에서 했던 행동과 생각들을
돌이켜보니
너무 부끄러웠다.
다른 친구들을 무시한다거나
공부하지 않아도
나는 똑똑하다는 생각에
노력하지 않았던
내 모습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나도 결국
나 자신을 다스리지 않으면,
나에게 상처 주었던
인간들과 다름없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도 결국은 언제든
악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이때부터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어떤 중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
다시 거만해지고
다시 나 자신을 잃을 까봐 무서웠던 것 같다.
그때 당시에는
교회 프로그램에서 나가면서
그 구성원 내에서 나만 미국을 방문하지 못했던 게
너무 서운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는 꼭 있어야 했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나의 부족한 모습과 마주할
시간 없이 탄탄대로 사랑만 받고
자랐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나만 알고
타인은 없는
내가 가장 혐오하던 사람들과
닮아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사건으로 배운 핵심적인 부분은
인생의 중심을 잡고
올바른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지 않는다면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항상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누군가에게 상처 주고 있진 않은지
한 번씩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선과 악
내가 어떤 부분을 선택할지는
나에게 달려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