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손을 사위에게 건네고 퇴장하는 아버지
요즘 마주하게 되는 슬픈 장면 중 하나는 결혼식에서 딸의 손을 사위에게 건네주고 축 처진 어깨로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이었다.
그 어떤 화려한 예식장을 가더라도 늘 마주하게 되는 가장 외로운 뒷모습. 사랑하는 딸이 반려자를 만나 결혼식을 올리는 기쁘고 행복한 날이지만 자신의 품에서 딸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기에, 아버지의 헛헛한 마음을 우리는 알 길이 없을 것이다.
유난히 결혼식이 많은 가을날, 일부러 찾아보는 것은 아닌데도 코끝이 시큰해짐을 숨기며 퇴장하는 아버지들을 볼 때면 내가 아비라도 된 양 괜히 서글퍼진다. 나중에 우리 아빠의 뒷모습도 저렇게 쓸쓸해 보이면 어쩌나 하고 나도 모르게 눈이 뜨거워지는 것이다.
2015년 11월에 쓴 글,
2016년 10월의 어느 결혼식에서 떠올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