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도 괜찮아 외롭지 않을 테니까
2020년 팬데믹이 선포되고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다. 과연 내년엔 우리 모두 마스크를 벗고 손에 손 잡고 서로를 부둥켜안을 수 있을까?
코로나 이전의 시대가 그리운 건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낀 모든 것들을 이젠 당연히 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렇게 손을 마주 잡고, 입을 맞추고, 같이 식사를 하는 것조차 걱정이 되는 지금 이 시대에서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기에 그 소중한 것들을 언젠가는 할 수 있음에 소망을 품고 오늘도 우리는 기다린다. 그날을.
마음이 허전하고, 답답함을 느낄 때 노래를 듣는 편인데,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알려준 노래에 내 맘을 홀딱 뺏긴 노래가 있었다. 그것은 이번에 새 둥지로 옮겨서 다른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는 가수 이하이의 '홀로'라는 곡이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결코 괜찮지 않음을 마음은 알고 있었나 보다. 그 노래 가사에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목소리에 한 없이 녹는 걸 보면 말이다.
이하이의 ‘홀로’를 들으며 느낀 점은 혼자 있다고 마냥 외로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거다. 지금 다들 비슷한 감정일 테다. 나만 혼자 있는 거 같고, 나만 외로운 거 같고, 이러다 정말 고독 사하는 거 아닌가 싶을 만큼 그럼에도 "혼자일 때나, 같이 있어도 외로운 건 같다"는 가사는 우리가 매번 느끼던 그 감정을 다시 되살리는 듯 아프다. 사랑도 외롭고, 홀로 있어도 외로운 건 어쩌면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 당연한 거 아닐까?
가사를 잠깐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홀로 있는 게 가만히 있는 게 어려운 일인가요?
홀로 있어도 같이 있어도 외로운 건 같아요.
One day it will stop
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되는 것 아닌가요?
햇빛을 쬐고 숨 쉬어 봐도 쉽지는 않네요.
* One day it will stop
And I'm gonna stop cryin'
stop feelin', stop thinkin'
'bout you my bebe
이제 그만 울 거야 나올 거야 나를 더 아껴줄 거야
쟤보다 내가 나 보다 쟤가 나은 게 중요한가요
수많은 날을 괴로워하다 이제 좀 알겠어요
가만히 앉아 걱정하기에 난 너무 소중해요.
들여다봐요 맘속의 민낯 그대로 괜찮아요*
이하이의 ‘홀로’ 중에서 작사가 안신애 (바버렛츠)
독특한 목소리와 호소력 짙은 창법으로 이하이만의 노래 같은 느낌이 좋았다. 가사가 나를 위로해주는 듯 내게 말한다. 너의 마음을 잘 안다고 그러니까 너무 아파하지 말라고 그대로도 괜찮다고 말이다.
‘이제 그만 울 거야 나올 거야 나를 더 아껴줄 거야’ 하는 가사는 내게 이제 그만 나오라고 그만 울고 가만히 앉아서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니 그러지 말고 소중한 나를 더 아껴주라고 말하는 거 같다.
나도 이렇게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어떤 이가 내 글을 읽고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게 쉼이 되는 글쟁이가 되고 싶다. 그래서 나중에 내 글을 읽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고 내게 와서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세상에 내가 꼭 필요한 존재라고 인정받을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