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거꾸로 먹었니?

마흔 한살이 아니라 한 살로 돌아간 느낌

by 라리메

요즘 들어 내가 느끼는 나의 상태는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물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몸이 체감하는 나이 듦은 어쩔 수 없음에 탄식하며, 매일 똑같은 하루하루를 버티다 결국엔 몸 이곳저곳에서 아프다며 아우성치는 지경에 이른 상태


마흔이면 아직 어리다며 어리광 피우지 말라고 하겠지만 나는 삼십 대에도 그렇게 아팠고, 마흔이 넘어가는 문턱인 지금도 역시나 아프다. 사랑도, 사람도 그리고 나도


누구에게나 만족할 수는 없는 법

근데, 나 자신이 나를 더 싫어하는 인간이라면 인생이 참으로 즐거울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을 탓하게 되고 더 자신감을 바닥까지 모자라서 지하로 뚫고 들어가는 지경까지 오는 것이다.


의료진으로 근무하던 간호사 시절엔 아픈 분들을 볼 때면 측은지심이 절로 생겼는데, 요새 의료진이 아닌 환자로 분류된 이후엔 나에게 측은지심보다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한탄밖에 안 나온다.


아프다 보면 점점 이성보다 본성이 강해지게 되고, 내 기분이 감정을 따라 요동을 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은 어린아이처럼 내 위주로 돌아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상태가 된다. 무슨 마흔 살이 넘어서 이러는 건지,,,


제목의 말은 우리 엄마의 단골 멘트다.

내가 너무 어린애처럼 그럴 때마다 엄마는 항상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한 소리 하신다.

나는 저 소리가 너무 싫었다. 지금도 싫다. 나이 마흔 살이 넘어서 어린애 같다는 소리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소리 아닌가? 그렇다. 나는 아직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낳지 않아서 결혼하고 아이 낳아서 기른 또래들보다는 어린아이 같긴 하다. 근데, 그게 문제일까? 내가 안 하고 싶어서 안 한 것도 아니고 시기가 늦어진 것뿐이고, 만약 좋은 사람이 내게 나타난다면 결혼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는 낳고 싶어졌다. 물론, 기르는 게 엄청 힘들 거 같아서 고민되는 건 사실이지만 ,,,


근데, 나는 어린아이 같은 나 자신이 좋다. 다른 부분들은 맘에 안 드는 것들 투성이지만, 그래도 해맑고, 순수하고, 착하고, 때 묻지 않은 그런 나의 모습이 참 좋다. 어느새 이런 부분들도 때가 타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나이 든 모습을 꿈꿔본다면 어른이 되어도 순수함을 간직한 소녀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 어린아이들처럼 순수한 웃음과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어른 말이다.


요즘 이런 말도 많더라. 어른이들,,, 어른과 어린이를 합성한 말인데, 어쩐지 낯설지가 않다.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 같아서,,, 어른이 되기 전인 어른들 아니 어린이들이라고 해야 할까? 어린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어 가는 도중 아직은 어른이 되지 못한 성인들 중 나이는 성인이지만 하는 행동들이 아직도 어린이 같은 사람들 점점 많아지는 거 같다. 순수한 동심을 잃고 싶지 않은 걸까?


예전 어른들에게는 배울 지혜가 있었다. 그리고 뭔가 본받고 싶고, 존경하고 싶은 분들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어른이라고 부르기에 애매한 어른들이 계신다. 물론,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분명 어른이실 텐데 어린아이보다 못한 행동을 할 때면 인상이 찌푸려진다. 자신만 위하는 행동들, 이기적인 모습들, 적반하장으로 목소리만 크게 소리치는 분들 등등 너무 안하무인인 분들이 많아서 정말 존경할만한 어른들이 점점 사라지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의 다음 세대들이 느낄 때는 내가 나이가 지긋하게 먹게 된다면 그땐 내 모습이 내가 싫어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아니길 바라본다. 아마 어른이 되지 못해서 존경하긴 어렵겠지만 같이 소통을 나눌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아직까지 어른이 되기 싫을 뿐 지금은 아직 한 살밖에 안되었으니, 앞으로 팔십 한 살이 되려면 지금과 같이 또 사십 년을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의 사십 년은 과연 어떤 인생으로 살아가게 될지 궁금한 오늘 밤이다.


한 살이니까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의 두 번째 사십 년을 기대하며 ,,,,

이전 08화어느새 마흔, 인생 굴곡에서 넘어지지 않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