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연봉, 그래도 퇴사?

30대 사춘기 직장인의 방황기

by Love myself

'월 천 벌기', '퇴사', '파이어족' 'N잡러' '디지털 노마드'...


요새 SNS에서 유행하고 있는 컨셉이고, 저성장 고물가 시대에서 힘든 우리네들이 마음이 혹 할만한 내용들이다. 이 중 하나라도 되면, '지금 보다는 편하겠지, 행복하겠지, 자유롭겠지' 라는 희망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 서적을 읽고 강의를 듣고 온갖 종류의 루틴과 새로운 시도를 실행하고 있다. 이제는 희망팔이라며 욕먹고 있는 산업이지만, 저성장 사회에서 성공 스토리는 꽤나 잘 먹히는 욕망 포인트이니 쉽사리 없어지진 않을 거 같다.


유튜브 틀면 나오는 '코인으로 수십억을 벌어 졸업'을 했다거나,

또는 '자아를 찾아 퇴사를 하여 소득은 줄어도 자신의 길을 가고 있어 행복하다'

아니면 '치밀하게 준비하여 자동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자유롭게 여행 하며 디지털 노마드를 하고 있다'는 스토리들이 판을 치고 있다. 


나 또한 이 중 두번째 또는 세번째의 삶을 동경하던 사람 중 한명이다.


회사생활이 지겹고 성향에 잘 안맞아

지난 7-8년간 퇴사를 꿈꾸며 공부도 하고 실행도 해보았지만,

결국 이 중 이룬 거라면,


전문직 아닌 일반 직장인으로써 월급 소득만 가지고 '월 천 벌기' (몇년전에 진작 이뤘지)

SNS 광고 수익이나 affiliate, 주식 배당금 등으로 아주 소소한 부가 수입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도 N잡러인가?)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떠나고 싶어 버둥쳤지만,

몸과 멘탈이 무너져도 그만두지 않은 회사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정말 애증의 관계다... 허허


그리고 관심사와 연계하여 간헐적으로 해 온 것들에서 조금의 부가 소득 창출하고 있다.


요즘시대에서는 아무래도

돈을 어디서 많이 벌고 있느냐가 나의 주된 정체성, 능력, 살아온 배경을 대변하게 된다.


그렇다.

나는 여전히 20-30대에 꾸준히 구축한 나의 사회적 배경을 유지한 채,

세상적 잣대에서 인기 있는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다니고 있는 소위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겉은 웃고 있지만 마음 속 깊이 무너져 내려 몇년째 만성적인 번아웃에서 허우적 대고 있다.


남이 보기에 너무나 안정적이고 행복해 보이겠지만,

그럴수록 더욱 밖으로는 티낼 수 없고 속은 타 들어가는 시간을 오래 보내왔다.


나만 나약하고 문제인거 같고, 가면 증후군에 빠져서 하루하루 너무 불안해지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경험을 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이런 내가 싫어지는 자책이 지속되고 있다.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너는 싱글이고 돈도 잘버니까 그냥 인생 즐겨! 아님 결혼이나 얼른 해!’ 라고 하지만,

나는 외부적인 것엔 크게 동기부여가 안되는 사람이고,

오히려 진짜 나를 잃어가는 ‘공허감’만 커져 간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대인기피와 무기력에 휩싸여 혼자만의 동굴에 들어가 생각의 늪에서 한동안 나오지 못했다.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어 퇴사를 해볼까 도전도 해봤지만,

나이와 경력이 차 버린 마당에 구체적인 계획 없이 무작정 그만 두기에는 두려운 점이 많은게 사실이었다.


갑자기 무직까지 되면 나의 자존감은 지하로 들어갈까 무서웠던거다.


차일피일 시간만 흘러 가지만, 그래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놓지 않고 꾸역꾸역 현생을 살고 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이 모든 고민과 방황이 사실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성공'이라는 사회적 잣대 앞에서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다.

억대 연봉, 남들이 부러워하는 커리어, 그 모든 것들이 내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말 '내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 나처럼 3040대에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 공허감과 무력감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그들도 나처럼 남들에게 말 못할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괜찮은척, 멋있게 쿨한척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 까치발 들고 겨우 걷고 있는 위태위태한 것은 나만 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쓰이기도 하고, 말을 하면 정말 내가 무너질 거 같기 때문에.


그래서 오늘, 이 글을 통해 나의 가면을 내려놓기로 했다.

더 이상 완벽한 척하지 않고, 내 상처와 고민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려 한다.

이것이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아닐까?


이제부터 내가 직장 번아웃을 완화해가면서 조금씩 극복하며 나로써 충만한 삶을 사는데 노력하는 과정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다시 일어서는 과정. 화려하고 극적인 성공 스토리는 아닐지라도, 진짜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내려 한다.


이 블로그가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위로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 모두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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