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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life of ease Sep 10. 2024

01. 브랜드 그게 뭔데

처음 시작하는 발걸음.

2024년 7월, 저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회사에서 퇴사했습니다. 사실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던 것 같고, 그렇게 힘든 것도 없었던 것 같아요. 별로 힘든 것 같지도 않았고,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모르는 게 너무 많은 사회 초년생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딘가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이건 내 길이 아니야.' 하는 불안감 같은, 또는 불편함 같은 감정들이 이리저리 뭉개져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감정들 뭉텅이를 몸에 매고 회사를 다니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던 회사를 퇴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첫 퇴사는 다 이런지 모르겠지만 왠지 더 좋은 곳에 입사할 수 있을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같은 것도 있었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제가 꾸려가며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회사 생활을 하며 느꼈던, '내가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 같은 거짓된 마음이 저를 어렵지 않은 결정으로 내몬 것 같습니다. 


여러 곳들에 면접을 보면서 쉬어가기로 결정하고 3개월 동안 퇴사 통보를 하고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퇴사 일정을 계속 미뤄가면서 결국 7월에 퇴사했습니다. 그렇게 퇴사하고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내가 100%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창작물을 만들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생각했습니다. 브랜드를 한 번 해보자. 


오늘부터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한 현재 브랜드를 구축해나가는 개인일기를 공유할거예요. 저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시행착오도 무지 많은 스타일입니다. 덤벙대기 때문에 할 필요 없는 일을 여러번 하게 되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의 우당탕탕 일기로 봐주세요. 



브랜드 이름 짓기

브랜드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부터 고민이었습니다. 저는 MBTI에서는 항상 J 이지만 굉장히 즉흥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휴대폰 번호 뒷자리는 제가 휴대폰 번호를 지을때의 시간을 4자리 따서 지었습니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결정합니다. 중요한 결정은 오히려 즉흥적으로 쉽게 내린다는 어떤 심리학 결과를 본 것 같은데... 어쨋든 제게는 중요한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이름을 조금은 즉흥적으로 제 가치를 담아서 지었습니다.


JEU DE MOTS


저는 현재 프랑스어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었어요. 프랑스에 가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에. 그래서 프랑스어로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제가 브랜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살면서 중요시 여기는 것,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그것을 담아내는 상품을 상상했어요. 제 머릿속에 떠오른 건, 사람들이 서로 주고 받는 작은 말장난 같은 거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에게 건네는 말장난이나, 처음 만난 사람들이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기 위해서 하는 말장난이나, 친한 친구들 사이 하는 썰렁한 아재개그 같은 것들이 생각났고, 그것들이 주는 가볍지만 그 관계가 주는 따뜻한 분위기를 생각했어요.


그래서 프랑스어로 말장난, 직역하면 말로 하는 농담따먹기 정도가 되겠네요. 그런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로고는..?

디자인 할 줄도 모르는게, 감각도 없는게 로고를 만들어야 하니 막막했어요. 나름 좋은 디자인을 보는 감각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항상 디자이너들과 같이 일해왔어서요. 재직하던 회사도 디자인에 굉장히 민감한 산업이었기 때문에, 예쁜 그래픽 디자인에 대한 감각을 있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하려니 마음에 드는 디자인으로 만들어내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어찌 저찌 이 폰트, 저 폰트, 이 짓 저 짓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벌써부터 나의 한계인가! 저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감각적인 로고는 물 건너 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마음에 드는 로고가 나왔어요. 하지만 로고를 처음 만들고 1달 반 정도가 지난 지금 보니 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거 참 어쩌지. 아직까지 로고는 현재 진행형인 것 같아요. 



로그를 만들든, 다른 것들을 만들든, 다른 작업을 하든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한 것과 너무 단순한 것 사이 쯤에 있는 것을 뭐든지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로고도 그런 느낌으로 만들어낸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따뜻한 말, 말장난' 등 말에 중요한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로고는 언제든지 바꿔내고 자유롭게 변형해갈 마음으로 '임시저장' 했습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막막한 일들을 한 두개 처리했어도 할 것들은 산더미였습니다. 홈페이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어떤 상품을 먼저 만들 것인지. 머리 속이 복잡했습니다. 걸을 때도, 다른 일정에서도 온 신경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 지 정리하는 것이었고,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일들로 바뀌어갔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잘 팔릴 지,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등 막막한 일들은 오히려 다른 일들을 하면서 떠오릅니다.


산책을 하면서 떠올랐어요. 그리고 샤워를 하면서도 떠올랐어요. 어떤 상품을 할지, 그리고 그 다음은 뭘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할지.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나가 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브랜드는 작게나마 앞서나가 운영 중이에요. 이 이야기를 천천히 따라오셔도 되지만, 미리 구경하셔도 돼요.  여기서 구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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