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lie Han Feb 11. 2022

Weekly Tea Time 2월의 빛

2월엔 상큼하고 밝은 영귤 티와 맑고 자연스러운 빛이 어울린다


노션(Notion)이라는 툴이 있다. 노션은 스케줄을 정리하거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거나, 회의록, 공부한 자료들을 보기 좋게 나열 혹은 편집하기에 편리하다. 나는 주로 스케줄을 적어두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급하게 쓰면서도 정렬하기 위해서 활용한다. 노션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는데 글을 정렬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헤딩, 페이지 만들기, 투두 리스트, 체크박스 만들기, 넘버링하기, 토글 만들기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내가 주로 쓰는 기능은 토글 만들기이다(노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뤄보겠다). 토글을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토글 리스트를 클릭하면 글 맨 앞머리에 오른쪽을 가리키는 화살표 문자가 생기는데, 그것을 다시 클릭하면 화살표 방향이 아래를 가리키면서 숨겨둔 글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다시 클릭하면 화살표 방향이 오른쪽으로 바뀌며 글들이 쏙 숨는다.


토'글'을 보고 있노라면 토'굴'이 생각난다. 토굴은 요가, 명상 관련 용어로써 문을 닫고 홀로 있을 수 있는 조그만 방 하나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만큼 신성한 곳. 신을 찾을 수 있는 곳. 대학원 시절 교수님은 우리에게 항상 작은 방 하나를 꼭 두라고 하셨다. 물리적인 방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더 포괄적이다. 내가 무엇이든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방 하나. 내겐 버지니아 울프의 책 '자기만의 방'도 꼭 같은 의미로 읽혔다. 신을 찾을 수 있는, 자유롭게 있을 수 있는 나의 조그만 방에서 나는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토글은 글에서 글로, 사고에서 사고로 좁지만 확장되도록 인도한다.


자기만의 방에서는 매일 같은 일을 한다. 하지만 그 깊이는 다르다. 정원 가꾸듯이 사는 삶을 살기로 했다.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은 없다고 믿기 때문에. 차근함과 뜸 들이는 시간의 중요성을 기억하기로 했다. 우리가 매일 하는 것들 중에 나를 챙기는 시간을 꼭 넣으면 좋겠다. 토굴과 자기만의 방과 나를 위한 시간은 매일 필요하다. 건강하게 먹기, 나를 위한 시간 갖기, 차 마시기, 상태 관리하기, 명상하기, 책 읽기. 뭐든 좋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을 위해서 중요하다. 매일의 내 상태를 알아차리고 그에 맞게 삶을 살아가기 위함이다. 그 알아차림은 내가 이 세상에서 혼자만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과 연결된다. 우리는 인생에서 많은 일들을 겪으며 매일매일을 살아간다. 내가 매일의 정원을 가꿀 수 있도록  잘 살고 있다면 이는 많은 사람들이 신경을 썼다는 것이고, 그만큼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다.



생명은 자기 자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듯하다.

꽃도 암술과 수술이 갖추어져 있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곤충이나 바람이 찾아와 암술과 수술을 중매한다.

생명은 그 안에 결핍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다른 존재로부터 채워 받는다.


세계는 아마도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

그러나 서로가 결핍을 채운다고는 알지도 못하고 알려지지도 않고

그냥 흩어져 있는 것들끼리 무관심하게 있을 수 있는 관계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도 허용되는 사이

그렇듯 세계가 느슨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왜일까.


꽃이 피어 있다. 바로 가까이까지 곤충의 모습을 한 다른 존재가 빛을 두르고 날아와 있다.


나도 어느 때 누군가를 위한 곤충이었겠지.

당신도 어느 때 나를 위한 바람이었겠지.


생명(요시노 히로시)






2월은 생일이 있는 달이다. 그리고 봄을 맞이 할 준비를 한다. 나는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그 여유로움과 설렘이 좋다. 시작을 기대하는 부푼 마음이 좋다. 그래서 그런 마음들은 시작할 용기를 준다. 밝고 맑은, 자연의 빛을 더 사랑하게 된다. 식물들이 꽃을 피우는 때는 사실 2월이다. 만개하여 조마하게 만드는 3월보다는 꿈틀꿈틀 움직이며 첫 발을 내딛는 그 시기가 더 설렌다. 2월은 짧지만 여유롭다. 춥지만 따뜻하다. 이렇듯 반대의 특성을 가져다주는 이 달의 매력이 있다.



나의 2월에는 통밀 크래커와, 촉촉함을 자랑하는 브랜드 힌스, 그리고 오설록의 삼다연 제주영귤 티를 자주 지녔다. 아침에 골고루 먹어주면 좋다는 통밀 크래커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자주 건조한 피부를 위해서 힌스의 밤을 사용했다. 삼다연 제주영귤 티를 텀블러에 들고 다니며 마셨다. 하루에 녹아있는 습관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본 것을 실행으로 옮겨는 행동력과 나에게 맞는 것을 찾으려고 하는 눈을 계속 뜨고 하루를 살아야 한다. 음식을 먹어봐야 좋아하는 취향을 알 수 있듯 건강관리와 피부관리, 마음 챙김도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말투, 그리고 지향하는 가치관 모두 그렇다.




 나를 자주 눈 뜨고 있게 하고, 자주 행동해서 몸으로 체화해보는 것. 그것만이 내 몸에 습득된다. 정원 가꾸듯이 매일매일, 그날의 나의 상태에 맞도록.



안녕하세요. 2월의 글로 인사드립니다.


Weekly tea time, 잘 보고 계시나요? 저에게서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티 라이프(차 문화)를 정신건강과 함께 쉽게 다루고, 본인에 대해 가만히 생각하는 시간을 음미할 수 있도록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정신건강과 일상의 정서를 차와 책과 때론 논문으로 이야기할 테니 이웃 신청, 브런치 구독 눌러주세요. 일주일에 한 번, 함께 티 타임 어떠신가요? 이 글을 읽은 당신, 지금 당장 따뜻한 티 한 잔 마셔주세요!


영상은 아래;


https://youtu.be/eGVfNupBC64





 


매거진의 이전글 Weekly Tea Time 라이프스타일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