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의 홍수 속에서 나의 교육 찾기
교육학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이 많다. 교육학의 세부분야 중에서 나랑 맞는 분야도 있지만, 맞지 않는 분야 또한 분명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나는 전공에 애정이 있다기보다는 애증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교육이 좋다. 교사를 앞으로의 진로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가르치는 것이 즐겁고, 학교라는 공간이 좋고 교활을 가면 아이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너무 보람차고 재밌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내가 생각보다 (학문으로서 명명되는 교육학이 아닌) 교육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한다는 걸 요즘 들어서 알게 된다.
하지만 '교육학'과 '교육'은 엄연히 다른 것 같다. 교육학의 주된 관심사는 세부분야마다 다들 다르다. 교육사회학에서 주장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교육과정에서 주장하는 목표, 그 외에도 교육사, 교육심리, 상담심리, 평생교육, 교육철학 등등 각 분야별로 너무 다른 것을 주장한다. 서로 다름을 주장함에서 오는 혼란이 한 때 나를 힘들게 한 적이 있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첫 전공수업인 교육학개론을 들을 때, 팀티칭 교수님들께서 개론 수업인데도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들었다. 수업 이후에 어떤 것을 나의 준거로 삼아야하는지, 그래서 교육학에서 말하는 교육이 무엇이고 그것이 우리 현실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나의 몫이었다. 정답이 있다기보다는 여러 분과 학문들 사이에서 내 것을 찾아 점점 견고히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해보였다.
학부생 2학년인 내가, 고작 전공수업 몇 과목을 들었다고 해서 (심지어 열심히 들은 과목을 세라고 하면 정말 손가락이 접힐듯 말듯 하다.) 교육이 무엇인지, 그래서 교육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문마저 서로 주장하는 것이 다르다면, 나라고 해서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대학생의 신분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교육소외지역에 교육봉사활동을 가고, 과내에서 교육학 분과 활동도 하고, 교육과 관련된 대외활동에 참여하면서 내 것인 교육, 그리고 나만의 교육학을 점점 찾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에서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음, 또는 내가 생각하는 교육의 과제와 교육학의 과제가 일치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괴리가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고민들을 계속 하다보면 내가 교육학 전공자로서 도전해볼 수 있거나 할 수 있는 일들의 기회가 나에게 다가오지않을까. 그 끝이 무엇일지, 과연 끝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나의 교육관도, 내가 생각하는 교육과 교육학도, 이곳에서 찾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