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al : 네번째 이야기
부릉부릉- 굉음과 함께 등장한 그녀는 작은 체구임에도 뿜어 나오는 에너지가 강렬했다.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며 열흘간 아이슬란드를 걷는가 하면, 사막 횡단을 완주하기도 했다는 그녀는 도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퇴근 후에도 종종 조깅을 즐긴다는 그녀를 석촌호수에서 만났다.
Interviewee
LIFEPLUS 앰배서더 4기
김채울(한양대학교 산업융합학부)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 산업융학학부에 재학 중이며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를 즐기는 트레일 러너 김채울입니다.
굉장히 멋진 바이크를 타고 오셨던데요?
엄청 예쁘죠? 새로 산 바이크예요.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울프 노스텔지아’라는 클래식 바이크랍니다. 바이크 이외에도 자전거, 러닝 등 활동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한 것도 그와 연관이 있는 건가요?
사실 계기가 따로 있는데,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 3종 경기’라는 대회 들어보신 적 있어요?
‘나 혼자 산다’에서 성훈이 나간 철인 3종 경기 대회 아닌가요?
맞아요! 6년 전,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 경기’라는 대회를 주최했어요. 그 일을 계기로 철인 3종 경기를 접하게 됐고요. 많은 분들이 철인 3종 경기를 낯설게 생각하시는데, 조금 설명해 드리자면 수영, 사이클, 마라톤의 세 종목을 휴식 없이 연이어 실시하는 경기예요. 극한의 인내심과 체력을 요구하는 게 특징인데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이래 전 세계에서 수많은 동호인이 참여하는 인기 스포츠 종목이 됐죠.
그중에서도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 3종 경기 대회는 희귀성 난치병으로 5 살에 시한부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적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은총이라는 아이를 위해 시작된 대회예요. 은총이 아버지께서 은총이 같이 힘든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어서 은총이와 함께 이 대회를 시작하셨죠. 그 모습을 보며 정의로움을 느꼈고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게 참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저 또한 도전을 통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서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철인 3종 경기 대회에도 룰이나 승패라는 게 있나요?
룰은 보통 대회처럼 약물 복용 금지는 기본이고 일반적인 대회처럼 수영, 사이클, 마라톤 모두 규칙은 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시면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된 것들이 많아요! 철인 3종 경기는 나와의 싸움이기 때문에 사실상 승패는 없다고 생각해요. 보통 3시간 안에 완주하는 게 기본인데 꼭 시간 안에 완주하지 않더라도, 무사히 전부 마무리했다면 경기를 잘 마친 거예요. 시간 단축은 각자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죠.
천천히, 포기하지 말고
철인 3종 경기를 하면서 본인에게 찾아온 변화가 있으신가요?
일단 술이 줄었어요 (웃음). 운동을 하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술을 안 마시게 되더라고요. 몸도 확실히 건강해졌다는 걸 느껴요. 철인 3종 경기는 천천히 가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결승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힘들더라도 꾸준히 임하는 마음가짐이 제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철인 3종 경기는 초심자가 시작하기에 진입 장벽이 높은 운동 같아요. 초심자에게 대략적인 경기 준비 방법을 알려주신다면요?
1. 인내심과 체력
2. 오픈워터 훈련
3. 동호회 가입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먼저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연이어 실시하는 경기라 인내심과 체력이 뒷받침돼야 해요. 초심자들에게 수영 1.5km는 어렵거든요. 기본적인 심폐지구력을 키우는 것도 수영장에서 꾸준히 연습해야 해요. 또 오픈워터라고 수영장 말고 한강이나 앞을 잘 가늠할 수 없는 물에서도 연습을 해야 해요. 초심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곳인데, 잠수교 밑에 오픈 워터 훈련할 수 있는 장소에서 연습해보는 것이 좋아요. 철인 3종 동호회에 가입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연습하는 걸 추천해요.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음은 출전 준비 차례군요!
출전 신청은 정말 쉬워요! 철인 3종 경기 협회 사이트가 있는데 선수등록을 한 뒤에, 참가비를 내면 쉽게 신청 가능해요. 사이트에서 신청하고 참가비 내면 정말 끝이에요!
경험상 초심자에게 추천하는 대회가 있다면?
철인 3종 경기는 종목 자체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엄두가 안 나는 것도 있지만 장소 접근성이 너무 안 좋아서 진입이 쉽지 않은 것도 있어요. 서울에서 열리는 거의 유일한 대회를 추천드리자면 아까 말씀드렸던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 3종 경기’가 있는데요. 난이도 역시 평이해서 가장 추천드리고 싶고, ‘설봉 대회’ 도 무난해서 입문자들이 많이 도전하는 편이에요.
사막과 아이슬란드를 횡단했다는 소식도 들었어요!
2017년에 아타카마 사막을 종단하고, 올해 아이슬란드를 다녀왔어요. 20kg 배낭을 메고 9박 10일 동안 걷는 특별한 경험이었죠.
대단하다는 생각만 드네요. 해외 프로그램까지 참여하게 되신 이유가 있나요?
제가 처음 은총이 대회를 나가게 된 큰 이유 중 하나가 참가비 전액을 ‘어린이 재활 병원’에 기부한다는 점 때문이거든요. 대회도 참가하면서 기부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죠. 그 과정에서 좀 더 어린이 재활 병원에 도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운동과 기부, 두 일을 연계해서 하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죠. 그 고민을 계기로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하게 되면서 사막 마라톤과 아이슬란드까지 성공적으로 완주할 수 있었고요.
나에 대한 근거 있는 자신감, 그리고
횡단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일단 제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왜 걷고 있는가… 같은 생각들이요. 실행력이 굉장히 좋고 꾸준한 사람이란 걸 알았어요. 22살에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했는데 그때 당시 20대 여성이 철인 3종 경기에 나가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었거든요. 하고자 하는 것은 일단 하는 성격을 갖고 있고 잘 이루어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죠. 또 대회를 준비하는 꾸준한 제 모습에서 저에 대한 믿음이 생기더라고요.
남은 올해는 무엇에 도전할 예정인가요?
올해는 ‘구례 아이언 맨’ 대회가 가장 큰 목표가 될 것 같아요. 이 대회가 가장 난이도도 어렵고 힘든데 이걸 완주해야만 정말 철인으로 불릴 수 있거든요 (웃음)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꾸준히 준비해 오던 대로 열심히 임할 생각입니다. 내년에는 ‘브라질 정글 마라톤’에도 꼭 참가하고 싶어요.
본인에게 ‘철인 3종 경기’란?
이런 질문이 제일 어려운 거 아시죠? (웃음) 대답하기 너무 어렵지만 저에게 ‘철인 3종 경기’ 란 ‘인생의 모터’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철인 3종 경기를 함으로써 굉장한 에너지를 얻었고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이 제 스스로를 성장케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어요. 대회를 완주하면서 동기부여도 많이 된 것 같고, 더 큰 도전을 하게 하는 좋은 모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의 삶에서 physical wellness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운동을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언론에도 나오고,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제 자신에 대해 돌아볼 기회도 많았죠. 앞으로 제 인생에서 운동이 빠진다는 건 정말 상상할 수 없으니까 ‘제 인생의 전부’라고 해야겠네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내년 미국 P.C.T(Pacific Crest Trail) 종단을 할 생각이에요.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약 4300km나 되는 장거리 트레일인데, 한계에 가까운 도전일수록 의미도 커지는 것 같아서 최선을 다해 임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는 도전을 하는 그녀가 궁금하다면,
Instagram @_whereismypizza
Life Meets Life, LIFE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