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PLUS Jun 30. 2020

[LIFEPLUS] 흑사병은 유럽의 전염병이 아닙니다

알려줄교양_전염병의 역사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전염병, 얼마나 알고 있나요?

과학 스토리텔러 ‘오후’가 역사 속 전염병과 그 뒷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LIFEPLUS의 지식 교양 콘텐츠 <알려줄교양 – 전염병의 역사> 첫 번째 주제는 전염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입니다. 





흑사병은 중국에서 시작한 질병이다?  



흑사병은 14세기 유럽에서 발생한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알고 보면 흑사병은 유럽에서 발생하지도, 유럽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중국 원나라에서 발발한 흑사병은 당시 1억 2천만 명이던 인구를 6천만 명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전염됐고요. 코로나 19가 중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진 것과 비슷한 양상이죠.



이렇게 중국에서 시작된 흑사병은 왜 유럽의 전염병으로 기억될까요? 간단히 말하면, 유럽 역사상 대규모 인원이 사망한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역사적으로 대규모 사망의 원인은 전쟁 혹은 전염병인데, 작은 나라들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럽은 전쟁이 일어나도 직업 군인과 용병만 참전하게 했어요. 농민은 변함없이 농사를 짓게 해 전쟁으로 인한 대규모 인구 감소를 겪지 않았죠. 유럽 인구의 1/3을 죽게 한 흑사병의 피해는 유독 충격적이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흑사병의 반복 창궐입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단위로 반복해서 유럽을 덮쳤기 때문에 흑사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죠. 


스페인 독감은 스페인에서 발생한 게 아니다?



스페인 독감은 흑사병보다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2,500만~5,000만 명 추산) 전염병입니다. 그런데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과 달리 전염병의 진원지가 어디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해요. 


가령 프랑스에 위치한 영국 막사에서 처음 생겼다거나, 미국에서 처음 발생해 유럽으로 들어왔다는 설 등이 있지만 적어도 스페인에서 시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큼은 모두가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스페인이 이러한 오명을 쓰게 된 건 관심의 분산에 있습니다. 스페인 독감이 창궐한 1918년, 세계 1차 대전이 한창이던 유럽의 관심은 온통 전쟁에 쏠려있었어요. 독감 자체는 여러 나라에 퍼졌지만, 중립국이던 스페인만이 적극적으로 독감을 알리고 치료에 힘썼습니다. 스페인이 의도치 않게 대표성을 획득한 사연이죠.



마치 코로나 19의 유행이 시작할 무렵, 우리나라에서만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했던 현상과 비슷하죠? 전염병이 퍼지고 있음에도 검사를 하지 않은 나라와 달리, 대규모 검사를 실시해 확진자를 잡아낸 우리나라는 갈수록 환자 수가 늘어나 오히려 대응이 미흡한 것처럼 보였죠. 한동안은 전 세계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스페인 독감 역시 스페인이 어느 나라보다 독감을 치료하고자 노력했기에 붙여진 역설적 이름입니다.


말라리아는 이미 정복된 질병이다?



같은 맥락에서, 전염병 관련 통계를 보면 의료 선진국의 환자가 의료 후진국에 비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 후진국이 전염병 대응에 미흡한 건, 단순히 돈이 없어서라거나 인프라가 부족해서만은 아닙니다.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은 전염병이 아닌 말라리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말라리아는 인류보다 역사가 오래됐고, 지금도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말라리아에 걸려 있습니다. 매년 66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이죠.



물론 코로나 19가 심각한 전염병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말라리아보다 코로나 19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건 다른 문제겠죠. 



LIFEPLUS와 오후 작가가 함께한 <알려줄교양> 전체 영상은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





<알려줄교양> 다음화에서는 전염병과 자본주의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흥미진진한 전염병 뒷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Life Meets Life, LIFEPLUS


작가의 이전글 [LIFEPLUS] 이달의 금융 단어 : 6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