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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서 Jul 14. 2018

제우스 보다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더 높은 거 아니야?

8살 딸이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다가 갑자기 질문했다.


“엄마, 제우스 신보다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더 높은 거 아니에요?” 


나는 대답을 했다.


“제우스는 신 중의 최고의 신이야. 신들의 왕이지. 그리니까 제우스가 더 높은 거야!”


내 답변이 납득이 안 되는지 계속 묻는다.


“그런데 그리스 로마는 나라이고, 제우스는 그리스 로마를 다스리는 신이잖아요. 그리고 헬리오스는 태양의 신이라 우주를 다스리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제우스가 우주를 다스리는 헬리오스 신보다 높아요?”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제우스가 신중의 신이니까, 최고의 신이라고만 달달 외워왔다. 생각하지 않고 암기만 하면 이렇게 막힌 사고를 하나보다. 딸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다.

제우스 (Zeus)는 올림포스 신 중 최고의 신으로 하늘 천둥과 번개를 다스리는 하늘의 신이다. 하늘의 신이 우주의 신보다 높을 수는 없다.

추측컨대, 그리스 로마신화가 만들어졌을 당시, 우주관은 지구가 우주 중심이었을 것이다. 또한 그리스 로마가 지구의 중심이었을 것이다. 제우스 신을 봐도 하늘의 신이지만 주요 활동지는 그리스 로마일 뿐이다.    

이제 우리는 안다.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우주에는 수많은 은하가 있다. 우리 은하에 하나로 태양계가 있고, 지구는 태양계에 속한 행성에 불과하다. 8살 딸도 태양계에서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새로운 우주관에 입각해 살고 있지만, 아직 생각은 구시대적이다. 신중의 신, 세상을 다스리는 최고의 신이 바로 제우스라는 고정관념 말이다. 지금의 우주관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딸의 말처럼 지구보다 태양이 더 크고 태양계의 중심이라는 것을 이제야 제대로 인식했다.

딸의 한마디에 또 한 번 큰 깨우침을 얻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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