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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홈스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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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Aug 27. 2019

새로운 유치원에 7세 자리가 났다...

유혹의 손길! 그러나 정중히 거절했다.

오늘은 이사하기 딱 1주일 전이다.

계속해서 뭔가를 버리고 있는데도 더 지저분해 보인다. 아무래도 안에 숨어있던 '잔짐'들이 밖으로 나와서 그런가 보다.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데 새로운 번호로 전화가 왔다. 보통 이런 번호는 잘 받지 않는데, 은행 같은 곳에서 올 수도 있어서 받았다.


'여보세요?'

'네 XX 어머님 되시죠?'

'XX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7세 종일반 자리가 나서 연락드렸습니다.'

'헉! 진짜요? 혹시 둘째 XX도 자리가 났나요?'

'아니요. 7세 자리만 났어요.'

'7세 친구 확정하시면 9월 2일부터 등원 가능합니다.'


이때 참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럼 둘째만 어쩔 수 없이 놀이학교에 보내고, 첫째는 병설유치원 종일반이니 4시 반까지 있으면, 와 개인 시간이 몇 시간이야? 놀이학교는 일찍 오니까 2시라고 쳐도. 5시간이나! 거기다가 점심도 먹고 오고!


하루 종일 데리고 있을 생각을 하다가 5시간의 자유시간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엄청나게 긴 자유를 얻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글도 더 여유 있게 쓰고 원서 모임 준비도 더 느긋하게 하고, 일도 더 늘리고, 조용한 집에서 가끔 낮잠도 자고 대낮에 넷플릭스도 보는 그런 솔깃한 유혹들이 내 머리를 스쳤다.


그런데 그 순간 떠오른 생각은


#1. 아.. 브런치 작가가 홈스쿨링으로 된 건데. 이제 와서 홈스쿨링 안 한다고 하면 뭘 쓰지? 블로그에도 대대적으로 썼는데. 거짓말쟁이 같잖아. 이랬다 저랬다 하는 신뢰 없는 사람으로 보면 어떻게 해.


#2. 아이들에게 자꾸 이랬다 저랬다 하는 엄마가 될 순 없어.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면 안 돼. stick to the plan!! 여행도 가야 하잖아. 체험학습해준다며! 나의 자유는 6개월 동안 잠시 보류야. 몇 년도 아니고 6개월이라니까?


#3. '둘째만 홈스쿨링...? (놀이학교 비용도 만만찮은데...) 아니야..... 한 명만 홈스쿨링 하는 건 내 인력낭비야. 할 거면 둘 다 해야지. 솔직히 그게 나에게도 편하기도 하고...'


결국, 병설유치원에 연락해서 둘째가 같이 자리가 난 게 아니라 갈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오늘 밤 다시 생각해도......... 후회는 없다.


Go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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