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사랑과 충분한 사랑

무용치료와 사탕

by 코코넛소녀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슴 한구석이 벅찼다. 그런데 그 벅참 속에서 아직 들여다보아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따라왔다. 나는 사탕을 하나 꺼내 입에 넣었다.

좀 전에 나는 아이가 완벽하기를 바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 고백은 부끄러웠지만 동시에 해방감을 주었다.

이번 차례는, 완벽하지 못한 사랑을 주는 나 자신에 대해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부모라면 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현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못난 엄마’라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아이에게 주는 내 사랑이 부족한 게 들킬까 두려워, 그 마음을 마치 잘못 떠오른 생각처럼 지워버리려 애쓴 것은 아닐까 싶었다.

이제는 다르게 하고 싶었다. 그 부끄러움조차 덮지 않고 인정하고 싶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사랑마저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에 대해 새로운 시선이 열렸다.

그러고 보면 아이의 모든 면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부모가 존재하긴 할까? 사랑이 꼭 완벽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미 현지를 충분히 사랑하고 있었다.

충분히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날 밤 현지를 재우며 생각했다.

'나는 어떤 아이를 키우고 싶었지?'


자기를 표현할 줄 알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


현지는 이미 그런 아이였다. 동생을 챙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할머니에게 나눠주고 싶어 하고, 길에서 예쁜 꽃을 보면 “엄마, 이거 예쁘지?” 하고 기꺼이 보여주는 아이.

내가 바라던 모습은 이미 아이 안에 있었다.


나는 현지 옆에서 속삭였다.

“현지야, 엄마는 너를 정말 정말 사랑해.”


현지는 이불속에서 얼굴을 내밀더니 대답했다.

“엄마, 놀이터보다 더 좋아해. 엄마가 세 번도 좋고 열한 번도 좋아. 아이스크림보다 더 좋아!”



다음 날 아침, 평소보다 여유롭게 출근 준비를 하고 현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었다.
“현지야, 신발 벗자.”

현지는 예전처럼 가만히 앉아 내가 도와주길 기다렸다. 손을 뻗으려다가 무용 치료에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쉬는 것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어요. 스스로 내려놓아야 해요.


성장도 그렇지 않을까?

나는 잠시 기다렸다가 다정하게 말했다.

“천천히 해도 괜찮아. 엄마는 기다릴 수 있어.”


현지는 잠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오른발 신발을 벗고, 이어서 왼발도 벗었다.

“와! 현지가 혼자 벗었네!”


현지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응, 나 혼자 하지.”


회사에서도 현지의 미소가 떠올랐다. 내가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려주면 그것만으로도 아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운 순간이었다.



그날 밤, 책상 앞에 앉아 무용 치료에서 받았던 엽서를 꺼냈다.


"제가 미리 준비해 둔 엽서예요.

마지막으로 자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적어보세요."


여러 장 중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엽서에는 내가 마스킹 테이프로 만든 창문 너머에 있을 것 같은 하늘 그림이 있었다. 푸른 하늘 위로는 하얀 구름이 부드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엽서의 마지막 줄에 내가 적은 문장은 레너드 코언의 노래 가사였다.


“There is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그 문장을 다시 읽으며 생각했다.

아이가 완벽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아이에 대한 사랑은 완벽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현지를 충분히 사랑한다.


나는 충분히 좋은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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