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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음 May 27. 2024

Ep.8 테크 없는 대자연 BEST 10 (II)

실리콘밸리 주변 2시간 안에 달려갈 수 있는 곳들_두 번째 이야기


실리콘밸리에는 테크 기업과 엔지니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진에 담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자연'이 곳곳에 널려있다.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무작정 떠나는 것이 팍팍한 해외생활의 윤활유가 되어 주었다.

이번 호에는 지난 Ep.7에서 다뤘던 <테크 없는 대자연 Best 10> 두 번째 이야기로 우리 가족이 즐겨 찾던 실리콘 밸리 반경 2시간 이내의 명소 중 또 다른 5곳을 소개한다. 역시 순서는 아무 의미 없으며, 단지 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기록했다.  




6. 샌프란시스코 랜즈엔드(Lands End)

#트레일 #해안도로 #선셋 #미로 #역사유적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완만한 트레일 코스를 찾는다면 제일 먼저 랜즈엔드(Lands End)를 떠올리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280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한 시간쯤 달리면 트레일과 역사 유적지 탐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랜즈엔드 트레일에 다다른다. 우리 가족은 여기를 땅끝마을이라고 불렀다.


이곳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샌프란시스코 도심 속 대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바위가 많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경우가 많아 꼭 겉옷을 챙겨가는 게 좋다. 해안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걷는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하이킹을 하다 보면 'Labyrinth'라는 푯말이 나타난다. 이 이정표를 따라 굽이굽이 펼쳐진 해안길을 따라가면 마침내 거대한 미로가 나타난다. 아이들과 함께 갈 경우 미로 찾기 놀이로 유도하며 끝까지 함께 나갈 수 있다. 이 미로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전통을 따라 다양한 크기의 돌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은 쉬운 산책로부터 어려운 트레일까지 다양한 경로가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다. 특히 Sutro Baths나 Lands End Lookout 등 오래된 유적지가 곳곳에 위치해 있어 잠시 쉬어가며 샌프란시스코의 역사 체험도 함께 할 수 있다.


Sutro Baths는 19세기 후반에 건설된 건물로, 바닷가에 수영장과 목욕탕이 함께 있는 거대한 복합 시설이었다. 이곳은 당시 놀이터, 레스토랑, 아케이드 등이 모여있는 대규모 복합 시설이었으며, 개장 당시 3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모여드는 유명 관광지로 손꼽혔다고 한다. 하지만 1966년 화재로 안타깝게도 현재는 그 집터만 남아있는 상태다.


또 Lands End Lookout은 해안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관측소다. 해안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와 간단한 먹거리가 있어 쉬어가기 좋으나 바람이 무지 많이 분다.

**특징**
-해안을 따라 트래킹 하기 좋음
-역사적 목욕탕(Sutro Baths) 및 유적지.
-미로(Labyrinth)
-도심 속 자연과 샌프란시스코 조망 가능
랜즈엔드 트레일 끝지점에 위치한 미로(Labyrinth).




7. 포인트 로보스(Point Lobos States Natural Reserve)

#하이킹 #뷰 #바다사자 #힐링

숨겨진 해변가 아래로 바다사자들이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곳, 포인트 로보스(Point Lobos)는 몬트레이 지역에 위치한 자연보호 지역이다. 미국 내 가장 오래된 자연보호 구역 중 하나로 꼽히며, 아름다운 해안 경관과 다양한 해양 생태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아름다운 해변을 바라보며 부담 없이 하이킹할 수 있는 편안한 산책로와, 약간의 등산이 필요한 오르막 산책로가 있다. 멋진 풍광에 매료되어 열심히 걷다 보면 하이킹 길 안쪽에 숨겨진 아름다운 해변이 나타난다. 운이 좋으면 언덕 아래 모래사장에 바다사자들이 게으른 포즈로 누워 오수를 즐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이 광경을 보며 여기가 바로 지상낙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에 바닷바람과 맑은 공기와 만나 청명한 색을 지닌 다양한 야생화가 산책로와 어우러져 천연자연 식물원에 와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곳은 자연보호가 우선이다 보니 입장료가 있고, 진입한 후에는 통신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 핸드폰이 잘 안 터지기도 한다.


언젠가 부모님이 방문하셨을 때 이곳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곳 여행을 강행했다가 갑작스러운 폭우와 천둥 번개를 만나 고생한 기억이 있다. 때마침 자동차가 방전되어 보험사에 응급 전화를 시도했으나 신호가 터지지 않았던 것. 하지만 이내 폭우가 그치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나 청량한 자연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아무런 두려움 없이 우리 차 앞까지 시찰 나온 꽃사슴 가족들과 만날 수 있어 부모님께 색다른 추억을 남겨 드렸던 기억이 있다.

  

포인트로보스는 자연 그대로를 느끼고 캘리포니아 해변가 하이킹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특징**
- 바다사자가 누워있는 해변
- 아름다운 해변 하이킹 체험
- 자연보호지역으로 통신 오류가 생길 수 있음
- 입장료 있음
포인트로 보스는 하이킹과 아름다운 비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주말 나들이로 제격인 곳이다.




8. 빅서(Big Sur)

#파도 #해안도로 #바람 #숨은 명소


카멜비치에서 1번 국도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다 보면 파이퍼 빅서 주립 공원(Pfeiffer Big Sur State Park)을 만날 수 있다. 1번 국도 곳곳에 숨겨진 명소가 여럿 있지만 빅서의 다소 거친 듯 화려한 해안 경관은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색다른 느낌이 있다.


빅서에 가면 꼭 찾게 되는 명소가 바로 빅스비 크릭 브리지(Bixby Creek Bridge)다. 이 다리는 1932년에 만들어진 오래된 아치형 다리로 빅서 지역의 높은 절벽 위를 가로지르고 있다. 멀리서도 빅스비 다리가 보여 관광객들의 기념사진에 꼭 등장하는 빅서 지역 대표 아이콘이다.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로 항상 이름을 올리는 곳이다.


이 지역 또 다른 주립공원인 쥴리아 파이퍼 번즈 주립공원(Julia Pfeiffer Burns State Park)에는 멋진 풍경으로 유명한 맥웨이 폭포(McWay Falls)가 유명하다. 인공적인 관리가 들어가지 않은 천연 폭포라 이곳에 내려가면 '타잔' 속에 나오는 정글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빅서 지역을 방문할 경우 꼭 날씨 상태와 현재 개장을 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1번 국도에는 경사가 가파른 절벽과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도로가 많다 보니 산불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도로 폐쇄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특징**

- 아름다운 해안경관
- 절벽을 이어주는 빅스비 크릭 다리
- 자연 그대로의 대형 폭포
- 캠핑장과 랏지 이용 가능
빅서의 대표적인 다리 'Bixby Creek Bridge'로 높은 절벽 위를 가로지르고 있다.




9. 캐피톨라(Capitola State Beach)

#알록달록한건물 #맛집 #휴가 #미니해변

캐피톨라 비치는 우연히 접한 사진 속의 알록달록한 집들이 아름다워 어딘지 찾아보다 발견한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산타크루즈 근처 동쪽 해안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해변으로 형형색색의 집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은 잔잔한 파도가 이는 조용한 해변 마을로서 가족 단위로 조용히 휴양하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다. 마을이 아담하고 아름다워 혼자 산책을 하며 사색에 잠기거나, 가벼운 수영과 서핑, 그리고 낚시 등 잔잔한 활동을 즐기기에 좋다. 뿐만 아니라, 해변가에 아기자기한 예쁜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곳곳에 있어 지역 맛집 탐방 및 핸드크래프트 및 아트웍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남쪽으로 좀 내려오다 보니 산호세에 비해 온도가 좀 더 따뜻하고 지역 주민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느긋한 편이다.    

**특징**
- 컬러풀한 집들이 즐비한 아름다운 해변
- 맛있는 음식점이 많음
- 여유 있게 일광욕을 즐기기에 최고
캐피톨라 비치에는 맛있는 음식을 즐길만한 레스토랑이 많다.




10. 피나클 국립공원(Pinnacles National Park)

#숨겨진명소 #동굴 #자연그자체 #하이킹


피나클 국립공원은 아직까지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다. 우리도 미국 국립공원 연간패스를 끊은 후 가까운 곳에 있는 국립공원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까지 가기엔 시간이 없고, 근교에서 온전한 대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 피나클 국립공원을 추천한다. 쿠퍼티노에서 101을 타고 남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내려가다 보면 내륙으로 조금 들어가 피나클 국립공원 푯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독특한 지형과 박쥐, 뱀 등 야생동물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곳곳에 이들을 조심하라는 사인이 붙어있다.


피나클스 피크(Pinnacles Peak)라는 화산섬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졌으며, 지진대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과거 지진에 따른 강력한 지각변동으로 서쪽과 동쪽 두 지역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안에는 석회암 동굴 및 독특한 바위 형상들을 발견할 수 있어 흡사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뜨거운 캘리포니아의 태양을 피해 시원한 동굴을 찾아 떠나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단 성인 키보다 낮은 천고의 동굴도 있어 몸을 숙이고 지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머리 부상에 조심해야 한다. 이곳은 하이킹뿐 아니라 캠핑족과 클라이밍족들의 성지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 주변에서 인간의 손길이 덜 닿은 대자연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피나클 국립공원을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특징**
-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독특한 지형
- 박쥐, 뱀 등 야생동물 보존
- 하이킹 및 캠핑, 클라이밍 등으로 유명




실리콘밸리의 높은 물가가 기가 막힌 날씨와 때 묻지 않은 대자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유수의 테크 기업들과 엔지니어로 상징되는 실리콘밸리지만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 실리콘밸리에 살면서 미국인들의 가장 부러웠던 점은 파도파도 또 나오는 천혜의 자연환경이었다. 이곳에 언급한 곳 외에도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곳은 실리콘밸리 주변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같이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영위하고 살다 보니 자유로운 사고와 깊이 있는 연구가 가능했고 그 때문에 세계 최고의 기술 메카인 실리콘밸리도 탄생하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 보다 자세한 <미국 방방곡곡 여행기>는 추후 별도의 연재물로 준비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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