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집에서 짐을 챙겨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이전에 중국인 민박집에 머물 때, 스태프가 히치하이킹이 잘 되는 고속도로 주유소를 알려주어 그곳으로 향했다.
종이에 적어 준 villiabe 역에 가는 표 주세요!라는 글을 역무원에게 보여주고 티켓을 산 뒤, 기차에 올라탔다.
가는 내내, 히치하이킹을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에 두려웠지만,
안되면 다시 되돌아, 이곳으로 오면 돼.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였다.
어느덧 기차는 목적지에 도착하였고, 어떤 출구로 나가야 할지 몰라 그냥 보이는 곳으로 무작정 나갔다.
나는 이제 기차역에서 고속도로 주유소로 가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모른다.
처음부터 히치하이킹을 통해 주유소를 가자!라는 생각으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지만, 차들은 내 마음도 모른 채 쌩 지나가버린다.
사람들에게 물어서 가자,라는 마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지만 사람도 많이 없고 있는 몇몇의 사람들도 소통이 잘 안된다.
지나가는 어떤 꼬마들은 날 보고 옐로우 몽키라고 놀리기도 했다.
히치하이킹이 아니라, 고속도로 주유소를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막막하다니..
그래도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또다시 지나가는 프랑스 남자에게 목적지가 적힌 종이를 보여주며 길을 물었다.
그 남자는, 내게 그곳은 여기서 매우 멀다. 걸어서 가기 힘들다.라고 말을 했고
나는 멀어도 괜찮아.라고 답하며 그는 자기가 가는 길까지는 함께 가준다고 이야기했다.
우린 함께 걸으며 서로 안되는 영어로 열심히 대화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아파 약을 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고,
나는 그에게 히치하이킹을 하기 위해 이곳에 가고 있다고 나의 여행에 관한 이야기하였다.
함께 20분 즈음 걷다가, 그는 자신의 방향은 나와 반대쪽이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는 다시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목적지로 향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역에서 함께 와준 프랑스 친구였다.
그는 할머니에게 자신이 함께 가 준다고 이야기한 뒤,
비슷한 또래인 나를 보고 충격과 자극을 받았다고,
그리고 고속도로 주유소는 매우 멀고, 가기도 복잡해서 함께 가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우린 함께 걸었다.
그는 나에게 어디로 가고 싶냐고 물었고,
나는 아무 계획이 없으니깐 아무 데나 다 좋지만, 파리는 너무 추워서 따뜻한 남쪽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고 그는 남부 방향의 고속도로 주유소 휴게소로 나를 데려다주고 서로의 메일을 교환한 뒤 행운을 빌어준 뒤 헤어졌다.
혼자였으면 그 먼 곳까지 도착하기도, 어느 방향이 북부인지, 남부인지도 몰랐을 텐데.
먼 길을 함께 해준 그에게 고마웠다.
나는 준비해 간 스케치북에 어렴풋이 들어 본 프랑스 남부의 도시 아비뇽을 적었다.
사람들은 남부, 아비뇽이 좋다고 했다.
한 시간 지나도 히치하이킹은 성공하지 못했다.
날은 춥고 파리의 겨울은 해가 빨리 진다.
아비뇽이라는 도시로 적은 건, 너무 구체적인 것 같아 목적지를 남 프랑스로 다시 고쳐 적었다.
스케치북을 들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다가, 너무 추워
고속도로 주유소 옆의 작은 마트에서 잠시 몸을 녹이고 다시 시도하곤 했다.
또다시 실패하고, 너무 추워 휴게소에 잠시 몸을 녹이는데, 직원이 뭐 좀 마실 거냐고 물었고,
난 돈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에 돈이 없다고 하니, 직원은 전동 머신에서 따뜻한 음료를 뽑아주었다.
추위에 포기하고 싶지만, 이런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정말 안되겠구나.라는 마음으로 그만두려 할때, 기적처럼 한 신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지금 그로노블 이라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도시를 가는데,
도중에 리옹 근처에 주유소에서 날 내려주면 남부에 가는 차를 타기 더 쉬울 거라고 이야기했고,
그가 원한다면 자기 차를 타도 좋다고 이야기하자마자, 난 단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트렁크에 내 짐을 넣었다.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동안 너무 춥고 힘들어서,
차에 타서 몇마디 대화를 나누고, 곧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몇 시간 후 그는 리옹에 도착했을 즈음,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나를 깨우며
여기서 히치하이킹을 다시 시도해봐 라고 이야기 했지만,
이미 해가 지고 많이 춥고 지친 상태라 또다시 이곳에서 히치하이킹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에게 목적지가 어디냐고 다시 물었다.
그는 그로노블이라고 다시 답했으며, 나는 유명한 큰 도시냐고 재차 그에게 물었다.
그는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도시라고 답했고, 난 그의 목적지를 따라가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한 시간 반 즈음 지나서 그는 그로노블에 도착했다고 말하며 잠든 나를 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