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와의 여행 (1)

홀로 떠난 첫 여행에서 부분 동반 여행자를 만나다

by 세니seny


나는 사람과 친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물론, 시간이 꼭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아무리 오래 지나도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딱 거기까지가 좋은 사람들 말이다. 중학교 1학년 수학시간이었나 하여간 꽤 학기 초의 어느 수업시간에 나는 필요충분조건, 필요조건, 충분조건의 정의를 배운 기억이 있다.


필요충분조건
[ necessary and sufficient condition , 必要充分條件 ]

요약 명제 P가 참이면 명제 Q도 반드시 참일 때 명제 P는 명제 Q를 유도한다고 하며 P ⇒ Q로 표현하는데, Q를 P이기 위한 필요(必要)조건, P를 Q이기 위한 충분(充分)조건이라 한다. 만일 P ⇒ Q와 동시에 Q ⇒ P도 성립하면 P는 Q이기 위한 필요조건인 동시에 충분조건이므로, P는 Q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 하고 P ⇔ Q로 나타낸다.

명제 P가 참이면 명제 Q도 반드시 참일 때 명제 P는 명제 Q를 유도한다고 하며 P ⇒ Q로 표현한다. 이때 Q를 P이기 위한 필요(必要)조건, P를 Q이기 위한 충분(充分)조건이라 한다.

만일 P ⇒ Q와 동시에 Q ⇒ P도 성립하면 P는 Q이기 위한 필요조건이고, Q는 P이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P는 Q이기 위한 필요조건인 동시에 충분조건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경우 P는 Q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 하고, P ⇔ Q로 나타낸다. P가 Q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면 Q는 P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이 경우 P와 Q는 동치(同値)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필요충분조건 [necessary and sufficient condition, 必要充分條件] (두산백과)



2010년 여름, 나는 용감하게도 혼자서 당일치기 여행이 아닌 무려 3박 4일간의 기차여행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바로 만 25세까지의 성인이 이용할 수 있는 ‘내일로’라는 여행 상품을 통해서였다. 내 계획상 모든 일정은 혼자 진행하는 것이었다. 혼자서 기차 타고, 혼자서 밥 먹고, 혼자서 구경하고, 혼자서 숙소로 찾아가 잠자리에 든다.


인터넷 여행자 카페에는 동행자들을 구하는 수많은 글들이 넘쳐났다. 나는 이미 다음 카페의 해리포터 모임에서 인터넷을 통해 안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도 꽤 오랜 시간을 소통한 뒤에 만난 거였다. 그런데 아예 모르는 사람과 만나 여행을 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싶었다. 또 요새 세상이 워낙 험하니 그런 부분도 적잖이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카페를 떠돌다 글을 하나 읽었다. 안동 찜닭이 그렇게 유명하다던데 혼자 가면 먹기가 어려우니 동행을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보니까 같은 여자였고, 나이는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나는 이미 내일로 여행 나이로 치자면 노땅에 해당하는 축이라 동갑내기나 비슷한 또래들이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넘쳐나는 카톡 아이디를 주고받는 사이에서 자신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니 카페 쪽지를 보내면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게다가 나랑 출발하는 날도 똑같았고 첫 목적지도 안동이었다. 안동찜닭이 유명한 건 알았지만 혼자니까 먹을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스마트폰이 아니라는 그 문구에 끌려 두 근 반 세 근 반하는 마음으로 쪽지를 보냈다. 그리고 연락처를 주고받았는데 얘기하다 보니 나랑 같은 기차를 타고 안동으로 내려갈 예정이었던 거다. 그래서 그럼 그날 아침 기차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여행 첫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 집과는 정 반대편에 있는 청량리역으로 향했고, 기차 앞에서 문자만 주고받았던 일행을 만나게 되었다. 그 아이는 나와 달리 매우 씩씩하고 밝고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성격이라 금방 사람들과 친해졌다. 처음에는 둘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지만 발권되지 않은 자리를 노려야 하는 내일로의 처지다 보니 나중엔 각각 떨어져서 가게 되었다.


슬쩍 보니 그 아인 옆에 앉은 할아버지와 내려가는 내내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옆에 앉은 아주머니께 슬쩍 말을 걸어보았다. 긴 대화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머니도 이렇게 여행 다닌다는 것에 대해 신기해하시며 이런 거 저런 거 물어보시고는 여행 잘하라는 덕담과 함께 먼저 내리셨다.


그렇게 세시간여를 달려 안동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안동역 앞에서 추가로 연락이 온 나머지 일행들과 만나기로 했다. 어쩌다 보니 여자 둘 그리고 남자 둘이었고 그중에 내가 나이가 제일 많았다. 우리는 바로 찜닭 거리가 있는 시장으로 향했다. 주최자가 분위기를 잘 잡는 덕에 어색했던 분위기도 풀리고 찜닭을 정말 맛있게 먹어치웠다.


그리고 나니 다들 하회마을에 간다고 하길래 그 상태로 같이 이동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회마을을 같이 구경하고 시내로 나오니 저녁시간이 되었다. 그럼 또 ‘저녁 먹으러 가자!’ 그래서 넷이서 간고등어구이를 먹으러 갔다. 지역 소주인 안동 소주도 한 잔씩 하고(응?) 나니 조금은 편해진 분위기였다.


지역 제과점인 맘모스 빵집에 잠깐 들렀다가 이제 각자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한 명은 찜질방으로, 두 명은 내일로 혜택으로 받은 숙소로, 나는 모텔을 찾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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