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부 역사를 되짚어보다 (1)

첫 기부처가 유니세프였던 이유는?

by 세니seny

내가 처음으로 기부를 해 본 곳은 유니세프다.


이곳으로 기부하겠다고 결정하게 된 계기는 나의 어렸을 적 꿈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의 나는 영어공부에 관심이 많아서 영어를 쓸 수 있게 외교관이나 국제기구에서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대학생이 되고 나서 앞으로 어떤 길을 갈까 고민했을 때 나는 영어를 쓴다는 것과 그 직업의 화려한 면-외국으로 출장을 다니고 멋진 해외무대에서 연설을 하는 것-만 보고 환상만을 좇아 꿈을 삼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라 사교적인 사람도 아니었고 논리적으로 대화를 잘 이끌어나가는 타입도 아니어서 이런 일과는 결이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물론 내 능력도 따라가질 못했다. 영어를 좋아만 했지 잘하진 못했고 외교관이 될 만큼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한국외대에서 학생들이 모여 개최한 모의유엔 총회를 참관하면서 공식적으로 그 꿈을 접었다. 그때가 내 나이 겨우 21살 정도였을텐데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고 꿈을 접은 것은 지금 생각하면 좀 안타깝긴 하다.


꿈을 접은 대신 나는 나와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꿈을 실제로 이뤄낸 분들이 있는 국제기구에 후원을 하기로 했다. 나는 대학생 때 용돈으로 매월 20만 원을 받았는데 그중 1만 원을 후원했다. 보잘것없는 금액이지만 용돈 받아 생활을 꾸려가는 나에게는 큰돈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이 금액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활동에 쓰이지 않고 그저 일하시는 분들의 간식비 정도로 쓰여도 좋다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기부를 시작했다.


유니세프 후원금 납부내역.


그리고 직장인이 되어서 중간에 후원금액을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증액했다. 중간에 일을 그만두었을 때는 기부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다시 취업하고 나서 기부를 재개했다.


그러다 큰 국제기구들이 생각보다 후원금 기금 운용을 제대로 안 한다는 뉴스가 너무 많이 흘러나와 기분이 찜찜했다. 나는 여전히 매월 2만 원이라는 적은 금액을 후원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후원자의 권리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유니세프 기부를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다른 단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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