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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 찾아온 우울감 (상)

무사히 이사를 마쳤는데 왜 우울하지?

by 세니seny Mar 01. 2025

 2023년 시점에서 쓴 글입니다.


        사를 (완료)했다. 

   

      그런데 자꾸 전에 살던 곳과 비교하게 되면서 무언가 불만족스러운 상태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조건이 좋은데 살다 이사를 온 거라 어딜 가도 (그 비슷한 급이 아닌 이상) 실망할 거란 생각은 당연히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기존에 살던 집에 이사 갈 때부터 마음 단단히 먹고 ‘이곳에 사는 건 계약기간인 딱 2년 만이야’라고 마음을 먹었었다. 하지만 현실은…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움직이지가 않는다. 


      돈으로 을 얻는다는 것 그리고 회사와 본가와의 위치 고려도 필요했으며 결정적으로 이사할 날짜가   잘해야   보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집을 구한다는 제약이 있었다.  마지막 이유가 가장 큰 난관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비어있는 집을 계약하게  것이었다. 그런데 빈집이  괜히 빈집이겠는가? 이유가 있지 않겠어?


     이사를 하는 날부터 비가 억수로 퍼부었지만 이사할 당시엔 정신이 없어서 넘어갔다. 그런데 오후에 이삿짐센터 사람들과 부모님이 썰물이 밀려나가듯 집에서 빠져나가고 나니 이 낯선 곳에 나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그래도 이 느낌은 낯설지 않았던 게, 정확히 2년 전에 처음으로 독립하면서 똑같은 상황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뭐랄까 그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때 느껴봐서 익숙한 감정이었다면  그렇군 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그 이후로도 그냥 넘어가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원인이 무얼까 생각해 봤다. 그건 바로...

이사가 끝난 뒤 
 이틀 내내 내렸던 '비'와 
집을 채운 '낯선 냄새'였다. 


     비는 자연 현상이니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였다. 나는 비 맞는 건 싫어하지만 집에서 듣는 빗소리는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이게 이사 온 첫날 낯선 곳이라 어색하고 불편함 버프에다 1층이다 보니 위층에서부터 내려온 빗소리가 빗물통으로 떨어지면서 유독 크게 들렸다. 거의 폭포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를 1미터 앞에서 실시간 라이브로 듣고 있는 느낌. 게다가 1층이라 창문을 마음대로 열어놓을 수가 없었다. 원인은 이거다.


     혼자 있는데 빗소리를 너무 오래 지속적으로 들은 데다 햇빛도 안 들지. 그렇다고 문을 열어놓고 바깥 풍경을 볼 수도 없으니 사람이 너무 우울해진 거다. 집 안에 24시간 내내 불을 켜도 이게 자연광이 아니다 보니 밖에서 햇빛 받는 느낌은 전혀 아닌 것이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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