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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니seny Jun 22. 2024

독립생활자의 다음 집 구하기 시리-즈 : 7탄

이사 전날부터 이사가 시작되다

< 독립생활자의 다음 집 구하기 시리-즈 : 6탄>에서 이어집니다.



      잔금 치르는 날은 금요일이었는데 휴가를 냈다.


      긴장했는지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다 마쳐놓고는 너무 일찍 갈까 봐 집에서 빈둥대고 있었다. 늦지 않게 출발한다고 생각하며 한참 뒤에 출발했는데 네비가 알려주는 길이 하필이면 차가 많고 막히는 길이다. 네비 따라갈까 하다가 아까 네이버 지도로 찾아본 다른 길이 차라리 빠를 거 같아서 그쪽으로 가니 늦지는 않았다.


     직장에 잠깐 휴가를 내고 나온 엄마와 우리 쪽 부동산 실장님도 오셨다. 이전에 살던 세입자도 왔다. 절차는 다음과 같았다.


1. 잔금 송금 후 확인
2. 전세권 설정 서류 전달
3. 전 세입자와 관리비 정산
4. 부동산 중개 수수료 지급
5. 1-4까지 마무리되면 키를 받거나 비밀번호 받아서 집으로 이동
(전세권 설정 하지 않는 경우는 당일에 전입신고 진행하기)



      1. 집주인에게 미리 지불한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을 송금하고 나서 집주인이 잔금을 받았다는 확인을 해준다. 큰돈이 오가니 손이 덜덜 떨린다.


     2. 나 같은 경우 전세권 설정하는데 집주인이 동의해 줬기 때문에 전세권 설정 절차를 진행했다. 담당할 법무사님이 시간 맞춰 부동산에 오셨다. 보통 전세권 설정 수수료는 세입자가 부담하는데 이 제도의 어려운 점은 세입자보다는 집주인이 준비해야 할 서류가 훨씬 많고 등기부등본에 기록이 남으니 잘 안 해주려고 한다는 것.


      나는 다행이게도 집주인분이 해 준다고 동의해 주셔서 내가 수수료를 부담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법무사님이 서류가 맞는지 확인하시고 수수료를 입금하라고 계좌를 알려주신 뒤 서류 처리를 위해 자리를 뜨셨다.


      전세권 설정을 하는 게 가장 베스트라고 생각하지만 정 안되면 전세보증보험이라도 들 생각이었다. 보증보험을 들던 전세권 설정을 하던 둘 사이에 수수료도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았다.


      비용을 아끼고자 셀프로 전세권 설정 등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더라. (인터넷에 찾아보면 셀프로 전세권 등기 했다는 사람들 글 많이 나옴). 다만 나는 귀찮기도 하고 돈 쓰고 편하게 하고 싶어서 전문가에게 맡겼으니 이건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알아서 하면 된다.


      3. 부동산에서 관리비 정산 내역서를 받아두었고, 이전 세입자가 내야 할 부분(어제까지의 요금)을 나한테 계좌이체로 보내준다. 그러면 나는 그 돈을 받아서 다음 달에 관리비 납부할 때 보태서 내면 된다.


     4. 나는 우리 쪽 부동산 중개소에게 중개수수료(일명 복비)를 지불한다. 원래 법정 계약률이 있지만 평상시에 관계를 잘 유지했거나 친분이 있거나 혹은 호인인 경우(?) 잘 말하면 깎아주기도 한다.


     5. 1번부터 4번까지의 단계를 모두 마치고 나면 집 비밀번호(혹은 열쇠)를 받아서 새 집에 들어갈 수 있다.


     1번부터 5번까지 진행을 마치고 부동산을 빠져나와 이제 2년간 나의 집이 될 곳으로 향한다. 3월에 지나가다 들렀던 이곳이 나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줄이야. 아마 이러려고 그때 이곳에 들렀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일 참 모를 일이다. 그런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냉장고 배송 기사님이 벌써 근처에 왔는지 와도 되냐고 해서 와도 된다고 했다.


     급하게 냉장고 놓을 자리만 얼른 닦고 나니 기사님이 오셨다. 설치는 금방 뚝딱 하고 사용방법 알려주고 설치 끝. 냉장고 내부는 2시간 뒤에 청소하라고 해서 그대로 두고 화장실이랑 방, 거실 등 엄마랑 구역을 나눠서 청소했다.


      원래는 이 시간에 점심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냉장고 설치 기사님이 생각보다 일찍 오신 바람에 점심시간에 잠깐 휴가 내고 나온 엄마는 다시 회사로 가야 했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서 엄마는 그대로 회사로,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인터넷 설치기사님이 오시기 전까지 시간이 있어서 관리사무실에 가서 차량등록도 하고 이사 신청도 됐는지 물어볼 겸 갔다. 아뿔싸. 전입신고서를 작성하다 보니 자동차등록증을 빼먹고 그냥 왔네. 아침에 갖고 내려야지 했는데 그대로 차에 두고 내렸다. 결국 나중에 다시 갔다 왔다. 이제 기존 아파트 단지 차량스티커를 떼고 새로운 것으로 붙여야 한다.


    인터넷 기사님은 시간 맞춰서 오시고 금방 설치하고 가셨다. 이제 에어컨 설치만 남았다. 이것만 끝나면 미지막 밤을 보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어제 정확히 시간 얘기는 못하고 오전에 제일 빨리 온다는 거를 내가 안된다고 해서 오후로 미뤘다. 전화를 해보니 세 시반쯤 온단다. 그러면 그동안 냉장고 설치한 지 2시간이 지났으니 내부를 좀 닦기로 했다.


     김치냉장고를 샀는데 이걸 그냥 냉장고로도 쓸 생각이라 칸칸이 들어가 있는 김치통 꺼내는 것도 일이고 칸마다 붙어있는 비닐을 떼는 것도 일이다. 그래도 얼추 다 청소했는데 에어컨 아저씨 안 와서 전화해 보니 거의 4시쯤 돼서야 오셨다. 설치는 대략 얼마 정도 걸리냐 하니 한 시간 반정도 걸린다 했고 거의 비슷하게 걸렸다.


     에어컨 설치까지 끝나고 나니 거의 여섯 시다. 에어컨 설치하면서 공구들이 많이 들어오고 스티로폼 날리고 사다리 왔다 갔다 하고 많이 더러워져서 바닥 한번 더 닦고는 어두워지기 전에 가야겠다 싶어 자리를 떴다. 그리고 마지막 밤을 보낼 아직은 나의 집에 도착했다.



< 독립생활자의 다음 집 구하기 시리-즈 : 8탄 (끝)>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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