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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니seny Oct 06. 2024

서울탐방 제16탄 : 서울미술관과 석파정 (상)

2023년 6월의 기록 : 서울미술관에서 요시다 유니 전 관람하다

     광화문이나 경복궁에서 버스를 타고 자하문터널을 나오면 건너편에 위치한 서울미술관 그리고 석파정.


     이 길은 15여 년 전에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때 다니던 길이었다. 매번 다니는 길은 아니었지만 광화문 쪽에서 학교에 가거나 반대로 학교에서 광화문 쪽으로 나갈 때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길이었다. 그래서 익숙한 길이었고 버스정류장명이 '석파정'이었기에 이름도 익숙했다. 다만 정확히 뭔지는 몰랐고 유명한 정자인가? 정도 생각했을 뿐이었지.




     오늘 와서 알게   이곳 '석파정'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쓰던 곳이라 한다. 그리고 같이 붙어 있는 서울미술관은 서울유니온약품의 안병광 회장이 설립한 것이라 한다. 개인적으로 미술 수집하다가 석파정 부지를 사들여서 사옥을 지으려 했으나 석파정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서 일반 건물 건축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런데 미술관은 가능하다고 해서 본인이 미술품도 많이 갖고 있고 관심 많다 보니 미술관을 지었다고 한다.


     미술관은 2012년인가 2013년에 개관했다고 하니 내가 학교 다닐  석파정 밖에 없었겠다. 원래 목표는 석파정 보는 거였는데 서울미술관 하고 붙어있는 거 같아서 온 김에 겸사겸사 봐야지 했다. 그런데  두 건물이 붙어있는 데다 전시 안 보고 석파정만 보려고 해도 들어와서 돈 내고 봐야 한다. 그럴 바에는 어차피  냈으니 전시도 보고 석파정도 보는 게 낫다.


     경복궁에서 석파정까지 가는 버스는 여러 개 있는데 그중에 먼저 오는 거 아무거나 타도 된다. 마침 학교 갈 때 타던 버스가 제일 빨리 온다. 저거 타야지, 1020.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를 달리는 버스다. 1711과는 미묘하게 노선이  1020 경복고등학교 쪽으로 살짝 돌아가는데, 이쪽 코스가  이쁘다. 자하문 터널을 지나니 금방 내린다.


     석파정과 서울미술관은 버스정류장  건너편에 있어서 길을 건넌다. 그런데 1층에  관광버스가 정차해 있고 외국인들이 대량 하차한다. 여기가 외국인들까지  정도로 유명한 곳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그들은 바로 1층에 있는 텍스 프리샵으로 들어간다. 즐거운 쇼핑되시기를.


     나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 건물로 들어간다. 표를 끊고 석파정 보고 내려와서 전시를 볼까 하다가 순서상 1층부터 전시실이라 깔끔하게 전시를 다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석파정으로 연결된 4층으로 나가서 있을 만큼 편하게 있다와야지 하고 전시실로 입장한다.


      겨울에도 눈 오면 멋있긴 하겠지만 눈이 안 오면 겨울은 볼 게 없어서 이파리가 달려있는 봄, 여름, 가을 중에 오려고 했다. 그런데 이미 봄은 짜놓은 스케줄이 있어서 여차저차해서 더 더워지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유월에 와보자!! 해서 오게 된 거다.


      나는 전시에 맞춰서 온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올 때 하는 전시를 그냥 봐야 한다. 그래서 잘 알아보지도 않고 별 기대 없이 왔는데 생각보다 인상에 남는 전시였다. 요시다 유니라는 일본 비주얼 아트디렉터인데 첨단기술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일상에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직접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들어서 작품을 만든다. 새롭고 신선하고 깔끔하고 이뻤다.


2023 요시다 유니 전 'Alchemy' (@ 서울미술관)


     연신 사진 찍으면서 천천히 구경한다. 미술이라 하면 흔히 회화(그림)를 생각하는데 저렇게 다른 방식으로 할 수도 있구나 싶어 아이디어를 얻었다 싶었다. 나도 요즘 막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는데 꼭 그림을 그려야 되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고.


     그리고 우리도 가끔 보면 국 먹을 때 파 모양이 하트고 그러면 신기해서 찍고 그러는데 그거는 우연에 의해 얻어걸린 걸 찍는 거다. 그런데 이 작가는 그 모양과 재료를 생각해 내고 구현해서 만들어서 예술로 승화시켰다. 흥미로운 관점. 상업미술이라 그런지 나 같은 미술 무지렁이한테는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쉬웠다.


     생각지 못한 전시였는데 생각 외로 좋아서 다행이다. 일본작가인데 중간중간 설명이나  작가를 아는 분들의 추천문구 같은 것들도 한편에 전시되어 있었다. 보통 전시회에 사용되는 언어는 한국어-영어가 대부분인데 이 사람은 일본사람이라 그런지 한국어-일본어로 되어 어서 일본어 설명 읽으면서 보니까  일본여행 와서 전시 보는 거 같아서 신기했다.


     알차게 한 시간 동안  채워서 전시를 다 보고 석파정을 보기 위해 4층으로 올라왔다.



 <서울탐방 제16탄 : 서울미술관과 석파정 (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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