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자만큼 긴장한 초보 면접관 후기 풉니다
드디어…! 가 아니라 내가 신입사원 시절엔 상상도 못 한… 신입사원을 뽑는, 그들을 인터뷰하는 면접관interviewer이 되었다.
보통 회사에서 채용을 할 때는 인터넷 구인사이트에 공고를 올린다.
물론 사내공고도 있고 둘 다 병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외부 구인공고를 많이 쓴다. 경력직의 경우, 헤드헌터를 통해서만 채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번엔 신입사원 채용이었기 때문에 헤드헌터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나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구직 사이트에 눈에 잘 띄는 공고배너를 띄우는 것만 해도 일주일에 몇 백만 원이나 내야 한다고 한다. 물론 돈이 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인 줄은 몰랐다.
그런데 어이가 없었던 것은 회사에서 경비를 절감한다는 이유로 배너공고-눈에 잘 보이는 곳에 별도로 배너 공고를 띄우는 것-를 진행하지 않고 사람들이 일일이 검색해야만 나오는, 눈에 띄지 않는 일반 공고만 올렸다는 거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아무리 그래도 지원자 모수가 있어야 하는데 이렇다 보니 지원자가 매우 매우 적었다. 그러니 그중에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있을 리도 없었다.
그래서 인사팀 직원이 본인이 졸업한 대학교 취업지원센터에 연락을 하고 아는 사람들을 동원하고 어찌어찌해서 다섯 명을 모았다. 한 명은 직접 공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 한 명은 사내 지인 추천, 나머지 2명은 인사팀 직원이 자기 과 교수님한테 연락해서 추천받은 사람이었고 나머지 1명은 우리가 역으로 채용 사이트에 올려놓은 이력서를 보고 연락해서 지원서를 받았다.
그래서 1차 면접대상자는 다섯 명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지원을 offer 한 사람은 다시 연락이 와서 면접에 불참하겠다고 했다. 스펙상으론 이 친구가 괜찮았는데 역시나 본인이 먼저 지원한 게 아니다 보니 끌리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1차 면접대상자는 총 4명이 되었다. 이 4명을 모으기 위해서도 참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생략한다. 나는 유료 배너공고 여부로 이렇게 지원자수가 차이 나는 줄 몰랐다. 배너공고는 당연히 하는 줄 알았지.
1차 면접 당일. 오전에 첫 번째 지원자부터 면접을 보기 시작했다. 일단 사진하고 실제 얼굴이 너무 달라서 놀랐다. (사진 수정 너무 많이 하지 마시길) 대답은 차분하게 잘했는데 뭐랄까 딱 이거다,라는 느낌이 없었다. 그나마 하나 건져낸 건 취준생인데 특이하게 영어 성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국내회사라면 큰 고려사항이 아니지만 우리는 외국계 회사라 당장은 영어 실력이 필요 없어도 앞으로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애초에 영어가 안 되는 직원을 뽑으면 곤란하다. 영어는 기본으로 준비해야 되는 게 아닌가? 2019년에 토익 보고 만료됐다는 얘길 면접장에서 하다니.
그리고 회계 업무에 관심이 많다면서 흔한 자격증 하나 없었다. 백번 양보해서 자격증은 없어도 지금 당장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회계 공부라도 하고 있다고, 책이라도 읽고 있다고 말했어야 한다. 이건 문제다.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에 나머지 3명 즉 2,3,4번 지원자 면접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