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팀장 된 지 네 달, 시간은 흐른다 (1)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는 팀장과 일하고 있는 팀원들에게

by 세니seny

팀장이 된 지 벌써 네 달째. 시간은 여전히 무섭게 흐르고 있다.


하지만 기말감사까지 아직도 한 달이나 남아있다. 기말감사를 마무리하고 나서도 열흘정도 뒤에 회사에 퇴사 통보를 할 계획이니 아직도 내가 정한 디데이가 한 달 반이 남은 것이다. 입이 근질거려 미치겠다. 내가 지금 이 모든 어려움을 허허허, 하고 견디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적어도 겉으로라도) 한 달 반 뒤에 이 근로계약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이기 때문이다.


팀장 되고 한두 달은 잘 따라와 주지 않는 팀원들을 원망했다. 회사 사람들 빼고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는 '우리 팀원들이 말이야~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얘네 진짜 이상하지 않아?' 하며 뒷담 아닌 뒷담을 했다. 물론 팀원들이 실제로 좀 이상한 점이 있었다고 해도 나의 입장에서 각색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은 나의 친구나 가족이니까 내 편에 서서 얘기를 들어준 거겠지.


하지만 팀원들 입장에서도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팀장일 거다.


팀장으로서 꽤 괜찮았던 전 팀장님하고 당연히 비교가 되었겠지. 팀장도 팀원들이 성에 차지 않지만 팀원들도 새로운 팀장이 성에 안 찼겠지. 그래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그런 상황이 되었으면 나라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것. 그러니 내가 그 상황이 되지 않았다면 함부로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는 것도.


그런데 나는 적어도 그렇게 이기적으로 굴진 않았을 것 같다.

내가 그간 어려움을 타파하는 방식을 돌이켜봤을 때 이런 상황에서의 나는 맡은 바 내 일을 묵묵히 하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엔 손을 뻗으며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시간이 지나면 어려움이 해결되어 있었고 그 일로 인해 서로를 더 고맙게 느끼곤 했었다.


11월 초부터 이어진 팀원 한 명과의 관계가 월말이 되어가면서 조금 해결되나 싶더니 또 다른 한 명과의 관계가 삐그덕 댄다. 왜 이렇게 다들 이기적인 걸까.


아니다. 원래 사람이란 본래 이기적인데 그걸 잘 통제하지 못하는 현명하게 그들의 심리를 이용하지 못하는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거다. 그들을 미안하게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게 행동하게 만드는 나에게 잘못이 있는 거다.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는 팀장과
일하고 있는 팀원들에겐
...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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