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퇴사통보 D-14 (1)

어느새 결전의 그날이 가까워졌다

by 세니seny


하하하하ㅏ하하ㅏ하하
그동안 이 날을 얼마나 꿈꿔왔던가?

퇴사통보를 하기까지
장장 6개월이 걸렸다.


당장 눈앞의 일들로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퇴사결심을 하고 난 6개월 뒤의 일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었기에 퇴사하겠다는 이 마음을 들키지 않게 꼭꼭, 잘 숨기고 지내왔다. 이제는 뭐 눈에 뵈는 거 없다.



위와 같이 '퇴사자의 징조'라는 글을 썼다. 그리고 그게 우연히 브런치랑 다음 메인에 노출됐지만 노출된 거에 비해 댓글이나 좋아요 숫자가 적은 건 사람들이 그 글에서 알고 싶었던 내용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이런 것이었을 테다.


퇴사자의 징조는?

1. 이러한 행동을 합니다.
2. 이런 멘트를 합니다.


이런 알맹이 없이 나의 에피소드가 줄줄줄 쓰여있었을 뿐. 그런데 정작 내가 그 글을 썼다는 건 나에게서 퇴사자의 징조가 하나둘씩 보이고 그런 흔적들을 흘리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랫동안 저장해 두었던 그 글을 발행하게 되었던 거다.


그럼 진짜로…
퇴사자의 징조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퇴사자의 징조 중엔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퇴사할 마음이 들면 자리 청소를 시작한다.


근 1년간 자리 청소를 무려 3,4번 정도 한 거 같다. 그래서 진짜 웬만한 짐 빼고는 자리에 남은 짐이 별로 없다. 개인 짐은 물론이고 업무 관련 파일링이나 파일철도 싹 정리해서 깔끔하다.


그러다 며칠 전, 마감을 앞두고 있는데 책상 위에 그새 너저분하게 놓인 서류나 종이들이 눈에 띈다. 저거 너무 거슬리네. 정리 좀 해야겠어. 그래서 일하다 말고 이거 빼고 저거 빼고 파쇄할 거 모으고 파일링할 거 모으는 등 자리를 치우고 있었다. 그러자 옆자리에 앉아있는 다른 팀 팀장이 나를 흘끗 보더니...


왜 갑자기 자리 청소야~
어디 가는 거 아니지??
어디 가는 거면...

미리 말해줘야 한다~?


목구멍까지 '나 곧 퇴사한다고 말할 거야'가 올라왔지만 꾹 참고 웃으며 넘겼다. 어이없는데서 들킬 뻔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