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마지막 근무일에 전 직원에게 보내는 메일

비공식 편 : 마음속에 남겨 둔 진짜 하고 싶었던 말들

by 세니seny

전사에 보내는 퇴사 메일에 쓰고 싶은 말은 많았다. 하지만 나중에 보면 손발 오그리 토그리에다 나의 서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말을 써도 직원들이 이해하지 못할 테니 여기에 비공식적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안녕하세요? 회계팀 OOO입니다. 저는 O 년 O개월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오늘 마지막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내는 메일에 어떤 말을 쓰면 좋을까 고민했어요. 그간 회사를 다니면서 기쁜 일, 슬픈 일, 힘들고 짜증 났던 일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이 되니 여러분들께 고맙다는 감정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저는 이 속담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이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인 하나를 키워내는 것도 그러한 것 아닐까 하고요.


물론 제가 잘나서 잘한 것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회사라는 곳이 기본적으로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나 혼자'만' 잘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곳입니다. 그러다 보면 알게 모르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겠죠.


저는 이곳에 입사하기 전, 다른 회사 두 군데를 다녔고 이곳이 세 번째 직장입니다. 저는 이직하고 새로 입사하면서 그동안의 경력을 인정받아 직급이 바뀌었기 때문에 한 번도 회사를 다니던 중에 승진한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승진해서 축하한다는 소릴 들어본 적도 없었죠.


그런데 이곳에서는 처음으로 회사를 다니던 중에 승진을 했네요. 그것도 대리에서 과장으로, 과장에서 차장으로 무려 두 번이나요. 그리고 작년엔 생각지도 못하게 팀장까지 되었어요. 그래서 직원분들께 축하도 받고 축하턱을 내기도 했었네요.


중간에 얘기가 샜는데... 아무튼요, 경력이 10년 넘게 쌓인 직장인인 제가 잘한 것도 쪼금(?) 있겠지만 그간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실수할 때 불편함을 무릅쓰고 조언을 해주신 분들. 남들이 잘 모르는 고생을 하고 있을 때 알아주고 응원해 주시고 또 곤란해할 때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 그래서 저를 여기까지 키워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인생의 항로 중 직업 항로를 바꾸기 위해 이 배에서는 하차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가지는 못하겠지만 멀리서 여러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우리 회사는 여러 힘듦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고 또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모든 분들, 우리 모두의 치열한 삶을 응원합니다. 저에게도 많은 응원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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