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하는 것도 하지만 안 하는 것도 해보는 여행
파리에는 6일간 머물렀지만 그중 하루는 몽생미셸에 다녀왔으니 실제로 파리 시내를 여행한 건 딱 5일 정도 되겠다. 남들이 다 가는 에펠탑도 가고 바토무슈도 탔지만 다른 사람들이 굳이 하지 않는 아래 3가지로 여행을 일부 채웠다. 실은 이것들은 내가 일상에서 하는 것들이다.
1. 수영
2. 도서관 방문
3. 영화 보기
먼저 수영. 이곳은 에펠탑 뷰 수영장으로 이미 유명한 곳이다.
수영장 정보
이름 : Piscine Emile Anthoine
입장료 : 3.5유로 (1회 입장료)
홈페이지 : https://www.paris.fr/lieux/piscine-emile-anthoine-19201
수영장은 쉽게 찾아서 도착. 표 끊고 들어가기 전에 보니까 수영용품 파는 자판기가 있어서 물안경을 샀다. 자판기에선 2유로면 수영모자를 살 수 있는데 15유로나 주고 이탈리아에서 샀고 정작 거기서는 쓰지도 못하고 프랑스까지 들고 왔다. 아무튼 입장.
블로그에서 프랑스 공공수영장 이용방법은 많이 읽고 와서 어렵지 않게 입장했다. 우리나라는 탈의실에서 옷을 다 벗고 샤워실에 들어가는데 프랑스는 탈의실에서 수영복을 갈아입고 샤워실로 들어간다. 특히 이 수영장은 탈의실이었나, 샤워실도 남녀공용이었기 때문에 놀라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1년 전이라 정확한 입장방법을 잊어먹었다)
나는 눈이 안 좋아서 안경 벗으면 하나도 안 보이니까 안경을 들고 가서 필요할 땐 쓰고 돌아다녔다. 샤워실에서 씻고 있는데 한국인 모녀도 있는지 한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 마주치기도 했는데 말은 걸지 않았다.
계단을 한참 올라가니까 수영장으로 연결되었다. 우리나라는 수영장 대부분이 지하에 있는데 여긴 지상에 무려 에펠탑 뷰다. 내가 아무리 눈이 안 좋아도 에펠탑은 보였다. 프랑스 공공 실내 수영장은 비키니를 입어도 입장이 가능해서 수영복은 안 사도 됐다.
수영하니까 몸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진다. 한 달만인가? 아니다. 마지막 출근 이후로 수영장에 가긴 갔었나? 안 갔던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랜만이었다.
즐겁게 한 바퀴 수영하고 돌아와서 창 밖의 에펠탑 한 번 보고 쉬기를 반복. 주중엔 강습 때문인지 아침하고 점심때만 자유수영이 가능하거나 아예 수영장이 정해진 시간에만 운영하는 것 같았고 주말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쭉 하더라.
천천히 12바퀴를 돌았고 더 하고 싶었지만 배도 고프고 다음 일정도 있기에 여기서 이만. 내일도 파리 시내의 다른 수영장에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오늘 수영을 하고 나서 백퍼 가는 걸로 마음을 굳혔다. 꼭 간다. 씻고 나와서 머리 말리고 화장하고 밥 먹으러 출발.
다음날 파리 시내에 있는 다른 수영장에 갔다.
수영장 정보
이름 : Suzanne Berlioux swimming pool
입장료 : 5.1유로
홈페이지 : https://piscine-berlioux.fr/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piscine_suzanne_berlioux/
이동하려는 곳에서 지하철역으로 한 정거장 거리. 걷기도 싫고 어차피 교통권 있어서 탔는데 뭔가 뱅뱅 도는 느낌. 수영장이 쇼핑몰 안에 있다고 하더니 지하철역 밖으로 나왔다가 결국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안내표지를 따라 piscine(프랑스어로 수영장)을 따라갔다. 우리나라로 치면 타임스퀘어 안에 수영장이 있는 고런 느낌이랄까.
수영장 이용방법은 어제 간 곳과 비슷했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여기는 샤워실 하고 탈의실이 남녀가 구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샤워실 자체가 이미 수영장을 향해 뚫려있다.
수영장에 입장했는데 라인이 길어 보인다. 여기 50미터인가 보다. 미쳐 게다가 어제보다 물이 차갑네. 힘들었다잉. 그래도 오십 미터 수영장에서 오랜만에 해보니 더 잘해야겠단 생각은 들었는데 힘들어서 많이 못했다. 그 자꾸 어제 에펠탑 뷰가 보이던 수영장이랑 비교되는 와중에 심지어 여기가 더 비쌌다. 그래도 탈수기는 있더라.
잘 씻고 나와서 머리까지 말리고 나오니 개운하다. 아까부터 와플 먹을 생각하며 버텼는데 정말 심플한 거 아니면 토핑이 엄청나게 화려한 거 선택지가 두 개 밖에 없는 거다.
아무것도 올라가 있지 않은 심플한 건 먹고 나면 배고플 거 같아 젤 화려한 걸로 시켰더니 초코가 너무 느끼하다. 여기 초코는 다 누텔라 써서 장난 아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다 먹었다. 그리고 지하철 타고 숙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