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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파리 시내에서 도서관 산책

프랑스 국립 도서관과 퐁피두 센터 도서관 들르기

by 세니seny

다음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이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졌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만든 책인 <직지심체요절>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는 전시가 있어서 잠깐 공개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 현재는 볼 수 없는 상태다.



지하철 내려서 걷고 있는데 비 오는 거 실화냐? 하긴 아까 몽마르트에 먹구름이 그렇게 많았는데. 다행히 많이 오지는 않았다. 금방 도서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엄청 크다.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윤종신의 노래 <이별택시> 가사입니다) 슬쩍 둘러보니 열람실이 있기는 한데 뭔가 카드 찍고 들어가는 문이 있어서 못 들어가겠다. 지하에도 큰 열람실이 있다는데 지하로 어떻게 내려가는지도 모르겠고.


오늘이 파리 외곽의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지내는 마지막날이라 일찍 들어가서 짐정리도 해야 한다. 요 며칠간의 데이터를 보니 저녁에 어느 시점을 지나면 내가 타야 하는 RER 선이 안 다니는 것처럼 보여서 늦지 않게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여기서 오래 시간을 보낼 수도 없어서 그냥 로비 비스무리한 곳에 잠시 앉아 쉬었다.


커다란 건물 안쪽으로 조성된 숲이 정말 멋졌는데... 사진을 너무 못 찍었네 (;) (@ 프랑스국립도서관, 2024.05)




이건 또 다른 날. 밥 먹고 정신 차리고 퐁피두 센터로 고고! 그냥 들어가는 줄 알고 있었는데 줄이 여러 개라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예약도 안 했고 전시도 안 볼 건데.


퐁피두 센터 외관. (@파리 퐁피두 센터, 2024.05)


일단 표 없이 입장하는 줄이 젤 짧길래 거기로 들어갔다. 1층 로비에는 서점하고 특이한 소품 파는 가게 있어서 구경하고 도서관은 올라가야 되길래 따라서 올라갔는데 입장줄 서니까 다들 큐알코드를 대고 입장하네…? 이게 그 표라는 건가 보다. 이게 없으면 아예 입장이 불가능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나가서 줄을 서서 표 받고 짐검사하고 다시 들어왔다. 이런 멍청이를 보았나.


15년 전, 2009년에 왔을 땐 퐁피두 건물이 엄청 혁신적이고 미래적이고 진짜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간도 많이 흘렀고 우리나라에도 워낙 특이한 건물이 많다 보니 오히려 좀 평범해진 느낌이 든다. 도서관은 넓긴 했는데 진짜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일단 로비층 슥 둘러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약간 아이들용으로 만화 같은 거랑 열람실 좌석 조금 어서 제일 메인인 듯한 3층으로 갔다. 내가 찾던 곳은 여기다 여기!!!


퐁피두 도서관 내부. (@파리 퐁피두 센터, 2024.05)


어차피 다른 코너는 가도 모르니까 문학/어학 코너에서 한국책을 찾기 시작했다. 진짜 안 나오더라. 포기하려고 할 때쯤 진짜 제일 끝 서가에서 한국책을 찾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책 구석탱이에 몰려있었다. 오히려 소설보다 시집을 펼치니 한국어랑 프랑스어가 같이 나와 있어서 모국어에 대한 향수를 달랬다.


최근 작품도 아닌 정지용 시인의 시집 <향수>가 번역되어 있어서 놀랐다. 과연 프랑스인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가려나. 그리고 진은영 시인의 시집도 있어서 아예 바닥에 앉아서 읽어 봤는데 프랑스어 비교법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는 재밌는 시도 있었다. 한참 보다가 나와서 좀 앉아 있으려는데 자리가 너무 없는 거다. 아예 2층으로 내려와서 겨우 한자리 발견해 앉았다.


한국 작가들 책 모음. 자랑스럽다...! (@파리 퐁피두 센터, 2024.05)


옆에 앉은 남자애가 동양계(?)인 줄 알았는데 내가 잘못 본 모양이었다. 나한테 뭐라 뭐라 프랑스어로 씨부리길래 보니 자기 화장실 갔다 올 건데 옷 좀 봐달라는 부탁 같았다. 내가 당연히 프랑스어를 할 걸로 생각했니? 그리고 나 곧 나갈 건데. 10분 안에는 돌아오겠지 했는데 딱 10분 정도 되니까 돌아왔다.



그리고 번외로 리슐리외 도서관. 우리가 흔히 '유럽'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의 집합체인 곳이었다.


파리 리슐리외 도서관 내부. (@파리, 2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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