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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오후 반나절, 내 멋대로 리스본 여행

페르난두 페소아 문학관에 방문하기

by 세니seny

포르투와 아베이루를 거쳐 포르투갈의 마지막 도시인 리스본에 도착했다.


화요일부터 리스본에 체류했는데 시작했는데 어느새 목요일이다. 오전에는 포르투갈어를 배우기 위해 어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시내 관광을 하는 이 패턴도 익숙해지고 있다. 여행지에서도 아주 건전한 생활을 하고 있다. 어학원에 안 다녀도 기본적으로 밤에 잘 안 돌아다니까 그렇지만.


오늘은 오전에 수업을 마치고 숙소와 어학원을 걸어 다녔던 날과 달리 편하게 지하철을 타고 간다. 오후에 있을 반나절 여행을 위해 24시간 교통권을 샀기 때문이다. 어제보다 날이 덜 덥다. 숙소에 들러 새로 사 온 시리얼로 점심을 대신하고 숙소를 나선다.


그나저나 월요일에 이어 오늘도 공휴일인지 버스배차 간격도 벌어졌고 가게도 많이 닫혀있다. 그래도 버스를 타고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페소아 문학관에 도착했다. 페르난두 페소아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작가인데 대표작으로는 <불안의 서>가 있다. 이 작가의 특이한 점은 자기 자신을 여러 인격으로 분화시켰다는 것인데 이 분신마다 이름이 있고 역사가 있으며 고유의 문체가 있다.


페소아의 이명, 알베르투 카이루와 알바로 데 캄포스에 대한 소개. (@페소아박물관, 2024.06)



오늘이 공휴일이라 사람이 더 많은 건가? 나는 페소아가 이렇게까지 유명한 줄 여기 와서 알았다. 포르투갈 작가 중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현대 작가는 주제 사라마구 정도다.


며칠 전에 이미 갔던 주제 사라마구 박물관에 비해 관람객들이 더 많았고 영어 설명이 없던 주제 사라마구 박물관과 달리 이곳은 영어 설명이 병기되어 있었다. 오늘은 무슨 공휴일(?)이라고 입장료를 안 받는다고 했다. 설마 입장료가 없어서 그런 건가?


포르투갈 문학계에 한 획을 그은 잡지 오르페우와 여러 나라의 언어로 발간된 페소아의 책들. (@페소아박물관, 2024.06)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형태였다. 페소아와 함께 그의 분신 약 72개 중 가장 유명한 3명 정도만 추려서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옛날 잡지나 생전에 유일하게 출판됐던 시집의 옛 판본도 있었다.


중간층 한 곳엔 여러 나라 언어로 된 페소아의 책들이 놓여 있었다. 그중에 한국어책도 발견해서 잠시 읽어보고 이미 내가 전자책으로 가져온 <불안의 서>를 여행을 마치기 전까지 읽어야 해서 앉아서 그걸 읽었다. 책을 보다가 아까 분명 커피를 마셨는데도 졸려와서 앉아서 좀 졸았다.


박물관 1층에 있었던 굿즈샵. (@페소아박물관, 2024.06)


맨 아래층에는 기념품 샵이 있었다. 하지만 딱히 사고 싶은 게 없어서 아무것도 안 사고 조용히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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