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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날, 시내 여행하기

해양박물관 안 카페에서 낮에 마시는 클라라 맥주

by 세니seny

새벽 요가를 마무리하고 숙소에 들렀다. 옷도 갈아입고 세탁도 맡기고 오늘 아침 체험에 대한 기록도 하고 길을 나섰다.


카탈루냐 도서관에 방문해보았다. (@바르셀로나, 2024.05)


나는 이번 여행 중 들르는 도시마다 도서관이 있으면 방문하고 있어서 구글맵에 나온 카탈루냐 도서관에 들렀으나 입장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도서관 앞에 심어져 있던, 내가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처음 보고 좋아하게 된 보라색 꽃나무를 볼 수 있어 좋았다. 근처에 있는 보케리아 시장에 들러 이것저것 조금씩 사 먹고 피크 시간 전에 시장을 빠져나왔다.


스페인이 고향인 망고 매장과 오이소 매장 이베리아 반도의 유일한 백화점(?)인 엘 코르떼 잉글레스도 들어가 봤는데 그냥 그랬다. 백화점의 주 방문 목적은 화장실 때문이었다. 그 외 에스파듀 매장, 뚜론 매장 등등 들렸으나 아무것도 안 샀다. 나는 쇼핑 목적의 여행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추로스도 먹고 한여름인 유월에 크리스마스 용품점을 구경했다. (@바르셀로나, 2024.05)


스페인 하면 추로스가 유명하고 마침 유명한 가게가 있어서 들러봤는데 생각보다 계피맛이 안 나서 느끼했다. 이런 것도 평소에 한국에서 많이 먹어봐서 어느 정도 맛을 알고 먹어야 하는데 나는 평상시에는 거의 먹어보지 않다가 현지에 오면 유명하다고 하니 먹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 그러니 원래의 맛이 뭔지도 모르겠고 비교가 잘 안 되는 거다.


그런데다 점심 먹은 지 얼마 안 돼서 배가 부른 상태에서 큰 추로스를 혼자 먹으려니 힘들었다. 그렇게 정처 없이 골목길을 지나다 크리스마스 용품이 가득한 가게가 나오길래 들어가 봤다. 유월의 코앞에서 잠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었다. 곧(?) 6개월 뒤구나.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인 해양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은 구경하지 않고 로비에 있는 카페가 유명하다고 해서 거기만 가기로 했다. 시원한 게 먹고 싶어서 맥주를 먹으려고 "세르베사Cerveza?(스페인어로 맥주라는 뜻)"라고 물었는데 안 통해서 사진을 찍어서 보여줬다. 그랬더니 메뉴판 위쪽에 있는 클라라 맥주를 가리키길래 두말도 않고 그거 달라고 했다.


서버는 맥주를 건네주면서 너 한국사람이지? 하며 알은체를 했다. 아니, 스페인 사람도 내가 한국인인 걸 단번에 알아보는데 어제 숙소에서 만난 미친 중국X이 나보고 중국인 아니냐고 했던 일이 떠올랐다. 다시 생각해도 열받네.


해양박물관 카페에서 마신 클라라 맥주 한 모금. (@바르셀로나, 2024.05)


스페인 와서 처음 먹는, 그것도 야외에서 마시는 클라라 레몬 맥주. 한 모금 들이켜는데 캬- 이것이 바로 행복이다.


오늘 요가 수업 때문에 새벽에 일어났더니 하루가 참 길다. 마침 베프 JS한테 카톡이 와서 실시간으로 수다도 떨었다. 내 친구들 중 거의 유일하게 술을 마시는 그녀에게, 이렇게 여행하다가 잠시 앉아 쉬면서 맥주를 먹는 행복을 아는 그녀에게 자랑 아닌 자랑도 했다. 이제 숙소로 다시 가볼까.


아침에 숙소에 빨래를 맡기면서 빨래 및 건조까지 다되면 분명 내 침대 위에 가져다준다고 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침대 위에 아무것도 없었다. 세탁기까지 내가 직접 돌리는 걸 확인하고 나왔는데 말야. 카운터에 물어보니 건조기에서 안 뺐을 수도 있겠다 하면서 보니 진짜네. 이름 모를 스탭이여, 건조기까지는 돌려주고 갔으니 용서하기로.


빨래 정리를 하고 오늘부터 새 다이어리를 써야 해서 그것도 꺼내놓고 아까 낮에 시장에서 사 온 햄이 좀 남아서 그것도 먹었다. 그렇게 잠시 숙소에서 충전을 하고 옷도 갈아입고 더 늦기 전에 저녁 먹으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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