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쉽게 말하자면 네, 백수일기입니다
요즘 계속 뭔가를 쓰고 싶다.
진짜 별거 아닌데 뭔가 쓰고 싶다. 별거 아닌 문장이 나오더라도 예전에 트위터에 막 남기던 거처럼 그냥 막 써보자란 생각을 했다. 원래 의도는 짧은 문장으로만 3,4 문장 정도 쓰는 거였는데 이게 쓰다 보니 또 길어진다. 그러다 쓸데없는 글이 하나 뚝딱 나오기도 한다.
그러다 아까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
직업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일상일기를 써보자.
요즘은 나처럼 퇴사하고 백수가 됐네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쌔고 쌨다. 이미 공급이 차고 넘치는 시장이다. 그래서 그냥 백수일기라고 하면 경쟁력이 없을 것 같은데 이걸 뭐라고 부른담?
요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직업을 있어 보이게 하려고 혹은 전통적인 의미의 직업이 아니라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업들도 있어서 직업에 이름을 붙이다 보면 약간 오그리토그리 하는 영어로 된 직업명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 세태를 풍자하는 내용 중에 우스갯소리로 '홈 프로텍터'라는 직업이 등장한다. 여기서 'Home protecter'란? 단어 그대로 집을 지키는 사람 즉 백수다.
그런데 사람도, 사업도 그렇다지만 이름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나도 백수긴 하지만 스스로를 홈 프로젝터라고만 정의하고 싶지 않다. 내가 정의한 나는 현재 직업 전환기를 겪는 중이다. 이걸 뭐라고 해야 있어빌리티 하게 지칭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들으면서 '어어~ 이건 뭐지?' 하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그런 말 뭐 없을까?
Job transferer 잡 트랜스퍼러 (-> 어감이 이상해)
Job searcher 잡 서치러 (-> 뜻은 맞긴 맞는데...)
Job 준비러 (-> 구직자랑 뭔 차이지...)
Job researcher 잡 리서쳐 (-> 이건 의미가 아예 다른데...?)
Becoming two-jober 비커밍투잡러 (-> 엄밀히 투잡러는 아님)
New Job-er 뉴잡러 (-> 뉴진스...?)
New(york) Job 준비er 뉴(욕)잡 준비러 (-> 개그 좀 쳐봤...)
새나라 새 앞길 운동 위원회
새 앞길 운동위원
(-> 이건 단어만 들어도 어디 강성 노동조직에서 나온 듯...)
지금의 나의 상태를 정의할 수 있는 적당한 그러면서도 있어 보이는 말은 결국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현재의 천천히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소소히 벌어지는 나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생각을 적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