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쯤에야 프랑스어에 안착할 수 있을까?
이제 학원을 다니면서 완벽하게(?) 기초를 닦았다 생각했는데 학원을 다니며 더 상위 단계로 올라가고 싶어도 내 수준에 맞는 강의가 잘 개설되지 않았다. 낮은 단계로 가거나 아니면 나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강의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에 학원을 그만두었다.
그래도 그동안 몸부림친 걸 바탕으로 A2 시험을 보려고 시험 접수를 했다. 그리고 반이 잘 개설되지 않는 이 회화학원 말고 아예 시험을 위해 문법 강의를 듣기 위해 다른 학원으로 옮겼다. 그런데 나의 이 공부에는 별다른 목적이 없었다. 목적이라고 하면 그저 그동안 공부한 게 억울하니 뭐라도 증거를 남겨야겠다 싶어서 A2 시험을 봐야겠다는 이유 하나였다.
문법 학원, 얼마나 지루하겠어. 그런데다 목적도 없고 그동안 학원을 다니다 말다 쉬다 했더니 실력이 급강하했다. 그런 데다가 시험은 5월이었고 강의를 듣는 지금은 4월. 날씨가 돌아다니기 참 좋아?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평상시 나라면 선택하지 않을 선택을 했다. 학원 수강도 취소하고 시험 접수한 것도 취소해 버렸다. 즉 시험을 보지 않기로 한 것이다.
평상시의 나라면 부득부득 억지로 시험을 봤을 거다. 하지만 이때의 나는 과감하게 포기했다. 죄책감도 버리기로 했다. 내가 당장 프랑스어 때문에 굶어 죽을 것도 아닌데 억지로 끌고 가기는 싫었다. 또 그렇게 한 2년을 흘려보낸 것 같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다섯 번째 만남 : 독학 + 인터넷 강의. (2020년 코로나 시국)
2020년, 코로나 시국이었다. 이 시기를 틈타 업그레이드를 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또 시간이 흐른 데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이제는 학원에 가지 않고도 원격으로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 직접 만나지 못하고 그러면서 인간적인 교류가 끊어진 점은 참 아쉽다. 반면에 원격 강의나 원격 미팅 또 원거리 근무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실제로 체험해 본 것은 좋은 점이라 생각한다.
오랜만에 다시 공부를 하려니 머리가 아파왔다. 발음 정도야 기억하고 있었지만 문법적인 부분은 많이 잊어버렸다. 시원스쿨 강의를 들었다. 그래도 왕년에 A2 수준 비스끄무리하게 수업을 들었던 기억 때문인지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
시험을 위한 공부 외에도 어린 왕자를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프랑스어로 동시에 읽는 프로젝트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혼자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다. 물론 프랑스어는 엉망이었다. 아무리 동화라 해도 A2 수준이 제대로 된 책을 읽고 이해하기는 사실 어렵다. 그래서 그냥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요 하는 수준으로 더듬더듬 글을 읽어 나갔다.
이후로 2021년에 A2 시험을 봐서 합격하고 또 손을 놓기를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