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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 새 집을 내 집으로 받아들이기

누가 뭐래도 이곳이 나의 집

by 세니seny Mar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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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오늘 회사에 가서도 아침 미팅 시간에(참석은 하지만 나의 참여도가 거의 없는 그런 미팅) 이것저것 실내를 밝게 바꿀 수 있는 인테리어 이미지를 찾아보고 있었다.


     도대체 나는 어쩌자고 1층을 계약했나, 이래서 1층 집이 도배까지 했는데 안 나간 거였나, 나중에 이사 나갈 때 전세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 누가 들어와야 내 돈 돌려줄 텐데, 이번에 내가 들어오면서 전세금 돌려받은 전 세입자는 엄청 좋아했겠구나... 까지 생각이 미쳤다.


     내가 이렇게나 햇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 줄 몰랐다.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지만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천도 가까우며 근처에 도서관, 수영장, 경찰서 등 거의 모든 인프라를 갖춘 이곳이 단지 내가 아파트 1층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별로인 곳이 되어버리는 게 안타까웠다.


     어쩔 수 없다. 계약은 했고 나는 최소 2년은 살아야 한다. 이사가 너무 귀찮긴 한데 2년 뒤에는 아무래도 이사를 가야 될 거 같다. 이사가 귀찮아도 아닌 건 아니다. 1층 너무 별로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여러 인테리어 이미지를 찾았고, 전셋집이라 페인트칠은 못하니 어떻게 할까 머리를 굴리면서 …


분위기를 바꿀만한 게 뭐가 있을까?
조명을 새로 더 들여야 하나?
테이블보를 뭘 깔아야 하나?

얼른 소파를 사야겠다.
러그도 좀 밝은 걸 깔아야겠다.


      인스타그램에 나올 것 같은 키치 하면서 하이틴스러운, 밝고 통통 튀는 인테리어라도 해야 내가 집에서 우울하지 않을 것 같다, 까지 별생각을 다 했었는데 그건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기존 퇴근길과 틀린 그림 찾기를 하면서 오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home, my sweet home’이라고 외치려다가 아직 ‘sweet’란 단어는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아 그저 ‘my home’이라고 조용하게 외쳤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이곳이 나의 집이다.


    가질 수 없는 것만 바라보고 우울감에 빠져있어 봤자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지 않았나. 소품이라도 이용해서 집안 분위기를 바꿔보자. 그리고 정 뭣하면 집 안에 있는 시간을 줄이는 일 즉 집 밖으로 나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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