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연차 사원도 나를 힘들게 하네... 후
현재는 중간연차 사원인 그러나 신입사원이 들어오기 전까지 막내였던 막내 사원이야기.
그녀는 그전부터 힘들 때 감정에 휩싸여 퇴사하겠다는 말을 여러 번 한 적이 있었고 그때마다 붙잡았었다.
첫 번째 퇴사 선언을 할 땐 들어온 지 갓 일 년이나 됐으려나. 너 1년 가지고는 경력으로 이직도 어렵다, 너 전에 직장도 일 년 남짓하고 우리 회사에 신입 느낌으로 들어온 거 아니냐, 최소 2년은 버텨야 한다라고 어찌어찌 붙잡았고, 그녀도 붙잡혔다.
작년에도 한번 퇴사선언을 한 적이 있고 그때는 실제로 면접도 본 모양이었다. 팀장님에 의하면 이직하려는 회사가 규모가 더 크거나 엄청 좋은 회사는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좋은 데로 가는 거면 보내주겠지만 그럴 바엔 여기서 일하는 게 더 나을 거 같다고 붙잡았고, 붙잡혔다.
세 번째 퇴사선언은 불과 얼마 전, 전(前) 팀장님이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였다. 물론 그동안 팀장님이 많이 감싸주고 그만큼 의지했고 본인도 여러모로 지쳐있어서 그랬는지 다들 있는 회의실에서 자기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고 울고 징징댔었다. 그때도 어찌어찌 넘어갔고 대신 비싼 교육을 신청해서 자기 계발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고 생각했는데...)
팀장님 퇴사 후 내가 팀장이 되면서 업무분장이 변경되었다.
이 상태에서 조직이 가장 무리 없게 돌아가려면 동료와 막내 사이 연차 직원을 뽑아야 한다. 보통은 그럴 거다. 그게 조직 수순 상 당연한 거였지만 그렇게 되면 막내는 계속 막내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4년간 막내로서 고생한 것도 있고 이제는 위로 올라갈 때가 됐다고 판단해서 약간 무리했지만 신입사원을 뽑은 거였다. 말하자면 이건 그녀를 위해 꽤 배려한 처사라는 것. 그래서 내가 좀 힘들더라도 신입사원을 뽑은 거였다.
바로 며칠 전, 마감을 하던 날. 다들 퇴근하고 사무실에 나하고 둘밖에 없어서 업무가 어느 정도 진척됐나 물어보러 갔더니 이미 혼자 엉엉 울었는지 퉁퉁 부은 눈으로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노려보고 씩씩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무슨 일이냐 그랬더니 자기 너무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고, 왜 다른 팀은 다 서류 던져놓고 가면 자기만 밤늦게까지 해야 되냐고, 나는 이 일이 안 맞는 거 같다고, 이일 저일(구체적으로 업무명을 대면서) 다 하기 싫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리고 또 뭐라더라- 신입사원한테 인수인계를 하면서 나한테 일도 받고 있어서 너무 힘들다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싸가지고 집에 가서 하겠다면서 서류를 주섬주섬 챙기는 거다. 아니, 이런 상태로 어떻게 집에 가서 일을 해…
아까 낮부터 상태가 계속 뚱해있길래 마감 끝나고 한마디 하려던 참이었다. 누구는 안 힘드니? 하지만 업무마다 고유의 힘든 점이 다 있는 거고 회계팀의 힘든 점이 그거라면 버텨야 한다. 물론 그게 진짜 너무너무너무 싫으면 그만두면 된다.
내가 이 회사 처음 들어왔을 때 너랑 같은 나이였고 나도 그때 5년 차였어. 같은 업무를 했다 보니 비슷한 상황들이 많이 보이게 되는데, 나도 짜증 났지만 적어도 그거 때문에 울지는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자료를 받아내고 야근을 할지언정 나한테 주어진 업무는 마무리하고 갔다.
그런데 너는 4년 차가 돼서도 아직도 그러고 있네. 이건 막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이 친구 성격이 그런 거구나, 이런 부분을 못 받아들이는 거구나 싶었다. 아무튼 달래 놓고 내가 해봤던 일이니까 일을 나눠서 도와줘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