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분장 발표일 :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 바뀌었다
그리고 다가온 업무분장 발표일.
두 명의 팀원을 회의실로 불렀다. 먼저 같이 불러서 전체적인 그림에 대해 설명했다. 나도 그렇지만 이제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 바뀌었으니 우리도 기존과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라고.
다 같이 모여서 얘기를 전달한 뒤 각자 불러서 업무인수인계 내역과 각자에게 해 줄 말들을 전했다. 막내는 막내라는 신분에서도 탈출하고 비교적 본인이 원하는 일을 받았으므로 크게 무리 없이 넘어갔다. 그런데 역시나 동료는 반발했다. 내가 말한 이유에 대해서도 크게 납득하지 못했다.
더 싸가지 없이 말하고 싶었지만 그게 잘 안 됐다. 팀원이 팀장에게 '저 무슨 업무를 하고 싶습니다'정도는 말할 수 있지. 그런데 '이렇게 저렇게 해서 내가 이렇게 하게 해 주세요'는 좀 아니지 않나? 그리고 계속 모든 업무내용을 공유해 달라고 사람을 보챈다. 내가 그런 것도 안 해주고 자기를 배제할 사람처럼 몰아붙이고.
업무분장은 팀장권한이다. 착각하는 거 같은데 한 달 전까진 우리가 같은 팀원이었지만 이제는 서로 위치가 달라졌다고. 그래서 나도 옛날이라면 업무 협조하고 네가 해달라는 대로 맞춰줬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고. 나도 팀장답게 행동해야 하고 팀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전체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새로운 업무나 하고 싶은 업무를 못 받으면 동기부여가 안 될 것 같다고 했지.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봐. 지금 하는 업무, 단순히 오래 했다고 해서 잘하는 거 맞아? 동료한테 직접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전 팀장님이 그간 나에게 해준 말들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업무파악을 해봤을 때도 본인 업무 개선이나 고도화는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아래 팀원 업무 리뷰도 잘 안 해주면서 본인 시간이 없어서 리뷰를 대충 한다는 식으로 나한테 말하더라. 저런 말은 대체 말이니 방구니. 그리고 이게 팀장한테 할 말일까?
실무자가 1차로 자료를 보고 그다음 리뷰자가 2차로 자료를 본다. 그리고 팀장인 내가 3차 리뷰자라면 이미 1,2차에서 자료가 걸러져서 와야 한다. 그러면서 막내사원이 중요한 업무를 하는 거 같아 보이고 그에 비해 본인은 뒤쳐질 거 같으니 그러니 자꾸 그쪽에만 관심 보이는 거지. 지금 하는 걸 열심히 잘하면서 그것까지 욕심을 낸다면 내가 이해하겠으나 전혀 그런 태도가 없고 + 앞으로도 전혀 그럴 수 없을 것 같으니 얄미운 거다. 본인만 모르지만.
아무튼 이 업무분장 정리하는 게 제일 힘들었는데 그래도 어찌어찌 정리가 됐다.
인사팀장한테 이 상황을 얘기했다.
나 : 지금 저한테는 저 동료가 퇴사한다고 하는 게 제일 최악의 상황이에요. 왜냐하면 저 친구가 아무리 미워도 당장 맡고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퇴사한다고 하면 곤란해지거든요.
그랬는데 인사팀장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분이 생각한 가장 최악의 상황은...
인사팀장 : 저 동료가 나가지도 않고 (자기는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면서 + 남의 일에 관심만 보이면서) 버티는 게 가장 최악의 상황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