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면접 두 번째 날 후기
다음날은 나머지 후보자 두 명 면접이 있었다.
나랑 같이 면접 들어가기로 한 수석팀원이 자기는 질문할 것도 없고 하니 면접장에 안 들어가면 안 되겠느냐고 한다. 맨날 이런 식이다. 자기한테도 책임감을 주는 건데 그런 것만 교묘하게 피해 가려고 한다. 질문은 안 해도 되지만 같이 일할 사람이고 팀원들 중에 네가 가장 급이 높으니 같이 좀 봐줬으면 한다고 해서 결국 같이 들어갔다.
한 명은 지원자들 중에 보기 드물게 재학생이고 (곧 휴학 예정) 나머지 한 명은 회계사 시험준비를 2년 정도 한 적이 있다는데 둘이 스타일이 꽤 달랐다. 재학생은 밝은 스타일이고 다른 한 명은 좀 차분한 스타일이랄까. 어제처럼 쓸데없는 질문은 하지 않아서 빨리 끝났다.
면접을 마치고 면접관 세 명이 회의실에 모였는데 애매하다 애매해. 난 정말 누굴 골라야 될지 모르겠는 거다. 그래서 일단 한 명씩 추려나가 보기로 했다.
(어제)
지원자 1 : 회계사 준비하다 안 돼서 세무사로 변경해 1차까지 붙었으나 2차 합격이 안 돼서 취업으로 눈 돌렸다고 했다. 공부를 오래 해서 그런지 사회성이 좀 부족해 보였다.
지원자 2 : 지원자 1과 비교되게 대답을 또박또박 잘하고 계약직으로 사회생활 경험도 있다. 그런데 또다시 인턴을 한다는 게 잘 이해는 안 됐지만 회사 이름을 보고 온 거 같았다. 이름 좀 있는 곳에서는 시스템이 갖춰진 곳에서 일을 배워볼 수 있을 거라는 이유. 그리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꽤 깔끔하게 잘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대답을 너~~~~~~무 정석적으로 잘하면 찜찜한 게 면접관들이 원하는 대로만 답변하는 즉 꾸며낸 모습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 즉 본인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니라 그냥 우리에게 잘 보이려고 대답한 거 같아서 좀 별로라는 인상이 남았다.
(오늘)
지원자 3 : 경영학(회계학) 전공이 아니라서 그 점을 메꾸려고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다가 1차를 두 번 탈락해서 취준으로 눈을 돌렸다 한다. 차분하고 나쁘지는 않았으나 이미 졸업한 지가 한참 지난 취업준비생이라 인턴보다는 정규직 취업이 더 급해 보였다.
지원자 4 : 면접자 중 유일한 재학생이었다. 업무에 관심 있다고 말하는 거에 비해선 수업을 많이 듣지는 않았지만 성격은 무난해 보였고 나이가 가장 어렸다.
희한하게 나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이 지원자 4번이 현재 우리 포지션에 가장 적합할 것 같다고 했다. 사람 보는 눈이 비슷한가 보다. 어차피 우리는 인턴한테 회계사급이 가질만한 대단한 지식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주어진 소소한 일들을 성실하게 하기를 바라는 게 목표인지라 그런 면에서 overqualified 되지 않은 지원자 4번이 가장 낫다는 생각이었나 보다. 그렇군.
아무래도 나는 사람 뽑는 일은 못할 거 같다. 수석팀원을 면접에 들어오라고 하길 잘한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어떤 면에선 이 친구가 나보다 나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원자 1~3은 사실 취업준비 중인지라 언제든 인턴 그만두고 빠져나갈 수도 있는데 지원자 4는 휴학생이니까 그럴 위험이 적다. 나머지는 다 도찐개찐 같아 나 말고 같이 면접 본 사람들의 의견을 믿기로 했다.
인턴님...
잘 부탁드립니다 ♬
(익스(ex)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