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재무팀 인턴을 채용 중입니다 (2)

인턴 채용 면접 첫날

by 세니seny

오늘은 면접 첫날이었고, 지원자 두 명을 봤다.


첫 번째 지원자는 회계사 준비하다 안 돼서 세무사 시험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그래서 세무사 1차는 붙었는데 2차가 안 돼서 취업으로 돌린 케이스로, 시험 준비만 하고 경력이 아무것도 없으니 뭐라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두 번째 지원자는 자격시험 준비를 하지 않았지만 다른 곳에서 계약직으로 일한 경험이 있었고 이번 인턴을 경험해 보면서 내년 상반기 취업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답은 다들 고만고만하게 했다. 다만 첫 번째 지원자는 확실히 사회생활 안 한 티가 났고 두 번째 지원자는 사회생활한 느낌이 들었으며 답변을 잘했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대답'만' 잘하는 친구도 경계하게 된다.


‘면접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다를 보여줘야 한다’고들 말하는데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에요? 하는데 이런 거다. 예를 들어 자기가 좀 통통발랄 튀는 스타일이고 그게 강점이라면 그걸 면접에서 드러나게 하면 된다. 혹은 본인의 장점이 차분하지만 카리스마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면 그걸 드러내게 대답을 하거나 관련된 에피소드를 곁들이면 된다.


면접관들이 좋아할 만한 뻔한 대답을 하기보다 내가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반응을 보일건지를 말해주면 된다. 비슷비슷한 조건이라면 해당 팀의 분위기와 맞는 사람을 채용할 거라고 생각한다. 경력직인 경우는 좀 다르지만 신입이나 인턴이라면.


자기가 아닌 나를
연기할 필요는 없다.


13년 전에 첫 직장을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다녔던 나는 회계사, 세무사 시험준비는커녕 자격증도 하나도 없었다. 있는 거라곤 서울 상위권도 아닌 중위권 4년제 대학교 졸업장뿐.


그땐 무슨 패기였는지 첫 직장은 무조건 정규직으로 즉 계약직과 인턴은 하지 않는다는 소신이 있었다. 뭣도 잘 몰랐기에 상반기는 대기업 공채만 쓰다 전부 탈락했다. 서류통과한 곳도 거의 없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국내기업이나 외국계 정규직 수시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게 내가 찾은 길이었다.


이번에 면접 보러 온 친구들도 회계사/세무사 1차씩 붙고 2차는 합격 안 돼서 취업으로 눈을 돌린 케이스가 많았다. 어찌 보면 얘들이 스펙으로는 나보다 더 대단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들을 보면 자꾸 내 옛날 모습이 생각나고 괜히 찡해졌다. 무엇보다도 나 곧 그만둘 건데… 아마 너네가 인턴기간 3개월 채우고 퇴사할 때쯤 나도 퇴사할 수도 있는데 하며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못난 팀장이었스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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