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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팀장님에게 팀장 '제의'를 받다 (2)

거절해야지 생각했던 제안. 그러나...

by 세니seny
처음에 이 제안을 들었을 땐,
당연히 거절해야지 생각했다.


하지만 어차피 팀장님이 나가는 마당에 회의실에 둘만 있게 된 거, 솔직하게 내 상황을 이야기하기로 했다. 나도 내 업무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이 조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서 그동안 다른 자리를 알아봤다고 했다. 결론적으론 잘 안 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내가 해보고자 하는 쪽 업무 경력이 없는데 계속 지원하려니 이게 될 것 같지도 않다고.


일단 내가 팀장 대행이든 팀장 뭐시깽이든 하려면 감사대응까지 다 도맡아서 해야 한다. 그러니까 업무 범위가 늘어난다.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곁에서만 보던 것들에 앞으로 나서야 한다. 막내사원은 내가 어떻게 커버 쳐줄 수 있고 끌고 갈 수도 있는데 동갑인 동료가 문제다. 의외로 간단하게 생각하면 간단한 게 이 친구는 다른 업무 안 주고 본인 할 일만 하라고 하면 그거 하나는 우직하게 한다. 정말 딱, 그것만 하려고 해서 문제지.


이런 부분에 대해선 이미 지난번에 이야기한 적이 있어서 오늘은 그런 부분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팀장님은 생각해 보고 말해달라 하셨다. 내가 승낙한다면 본부장님한테 보고는 드릴 건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꼭 팀장이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와 함께.


이 모든 복잡함은 본부장님이 처음에 내 포지션을 뽑았을 때, 나랑 동료를 똑같은 급으로 뽑았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마 그 친구가 원해서 그렇게 했을 수도 있겠지. 자기보다 경력이 없는 직원을 뽑으면 자기가 책임져야 되니 피곤하고 본인보다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으면 자기가 우위게 서기 어려우니 싫을 거고. 마침 지원서 들어온 애 중에 직급도 나이도 똑같은 애가 있다 해서 오케이 했을지도.


나도 솔직히 내 경력만 생각하면 팀장 뭐 비스끄무리한거라도 맡는 게 당연히 좋은 거다. 하지만 회사 내의 다른 팀장들도 한 성깔 해서 내가 그들에게 휩쓸리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 어떻게든 해내겠지, 싶으면서도 분명 어렵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나도 내가 본연의 업무에 스스로 자신이 있으면 본연의 업무 + 팀장 업무(관리적인 업무)라 부담이 없는데 지금은 팀장 업무가 오히려 본래 업무를 압도하는 느낌이라 부담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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