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 후기 : 신입사원 2차 최종면접 그룹면접
이어서 그룹면접 후기.
나는 사실 1차 개별면접 때 많이 물어봤기 때문에 질문을 거의 안 하고 지켜보고만 있었다. 이제는 뭘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겠는 거다. 도대체 어떤 질문을 해서 이 사람을 파악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어서 거의 입 다물고 가만히 있었다.
아무튼 3명이 함께하는 그룹면접까지 마무리되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가장 밀지 않았던 첫 번째 지원자가 인상이 제일 좋았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 면접관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모여 이 면접의 결론을 내기 위한 의견 교환을 시작했다. 나는 아무래도 처음부터 밀던 두 번째 지원자를 뽑고 싶었는데 인사팀장과 본부장님의 공통적인 의견이 있었다.
아까 그룹면접을 볼 때 면접자가 대답하는 것도 보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이 대답할 때 어떤 반응을 하는지도 본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밀던 친구는 다른 사람 대답할 때 잘 듣지 않고 면접관의 반응을 살피면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 생각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에 들어 할 만한, 듣기 좋은 대답만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면접에서 우리(=면접관)가 원하는 답은 명확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답변일 것이다. 제가 이 직무를, 이 회사를 위해서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 그리고 그동안 어려움을 어떤 식으로 극복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와 같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
무조건 밝고 나대는 사람을 좋아한다기보다 그 회사에서, 팀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 여유가 있는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고, 밤낮 가릴 거 없이 열정이 넘치는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고, 성과지향적인 사람들 원할 수도 있다.
물론 듣기 좋은 말이란 '저는 야근이 있어도 열심히 할 것이며 힘든 일이 있어도 잘 극복하겠습니다!'와 같은 말들이겠지. 하지만 실제 속마음과 영 딴판일 영혼 없는 대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서로를 속이면 안 되는 거다. 속이고 들어오면 우리도 실망을 하게 되고 그쪽도 우리에게 실망할 테니까. 그러니까 적당한 솔직함이 필요하다.
나는 이런 결을 가진 사람이고 그게 우리랑 맞는다고 판단하면, 그 사람에게 마음이 가면 뽑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밀던 지원자는 어떻게든 너무 '잘' 보이려고만 해서 그게 오히려 감정이 되었다. 나는 그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면접을 보고 나니 첫 번째 지원자가 괜찮아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유일하게 걸리는 점이라면 경영학과를 졸업하고도 재무회계와 관련 없는 다른 직무만 주야장천 인턴을 했다는 것과 오버스펙. 그러다 보니 대기업도 아닌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이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그러면 결국 실컷 뽑아놨는데 재빨리 퇴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일 걱정이었다.
면접 보면서 본부장님이 이 친구가 그나마 면접장에서 제일 솔직한 거 같다고 했다. 그리고 인사팀장은 만약 이 친구가 뽑혀도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라 서로 관계가 있으니 책임감 없이 그만둬서 우리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리스크가 적을 거라고 했다.
나는 추천 채용을 처음 겪어본다. 나도 그렇게 입사한 적이 없고 그렇게 사람을 뽑은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추천 채용의 안 좋은 이야기만 들어왔기 때문에 잘못하면 내정자 아니냐, 하는 소리가 나올까 봐서도 이 친구를 뽑기가 꺼려졌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오히려 반대로 신원이 보증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보다 면접을 많이 본 사람들의 평가에 조금 기대 보기로 했다. 내가 팀장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책임질 수 없으니까.
그렇게 내가 가장 찜찜하게 생각했던 그래서 맨 처음 서류전형부터 탈락할 뻔했던 지원자. 오버스펙이라 생각했고 경영학 전공이지만 이력서 상 회계업무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이 친구를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