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퇴사통보 D-0 (2)

몇 년 전, '일하기 싫어요'라는 말을 했던 그 날

by 세니seny
제가 작년 7월 말 즈음 팀장이 되고 해가 넘어갔는데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전 팀장님이 퇴사하면서 저에게 팀장 자리를 제의해주셨고 사실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 성격과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고민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락한 이유는…


본부장님이 저의 팀장님이던 시절.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일이에요.


아마 그때도 지금과 비슷하게 무슨 면담 중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화 도중 제가 무심결에 '일하기 싫어요'라는 말을 했어요. 그래서 얘가 무슨 일 있는 줄 알고 이후로 저를 몇 차례 따로 불러 얘기하시고 책 선물도 해주셨던 거… 기억하시죠?


그때부터 이미 제 마음속에 회계일은 어느 정도하고 그만둬야겠다는 의식이 있었어요.


그 마음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다가 똑같은 회계업무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일, 이걸 지렛대 삼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직준비도 했는데 잘 안 됐어요. (요즘은 이런 걸 '피봇팅'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상황에 전 팀장님이 팀장직을 제안하신 거예요. 그래서 제가 처한 상황을 솔직히 말씀드렸더니 팀장일을 해보면 또 달라지는 게 있지 않겠느냐고 하셨고 저도 어차피 이직이 잘 안 되니 이직한셈 치고 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수락한 것도 있었어요.


물론 업무적(?)으로는 새로운 일도 맡게 되었지만 팀장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팀원관리나 동기부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는 걸, 직접 팀장이 되어보고서야 깨달았어요. 제가 기대한 건 저 개인의 업무스킬 향상 같은 것이었는데 그런 건 아니더라구요.


그런 데다가 애초부터 이 재무/회계일을 할지 말지 고민해 오던 저로서는... 팀장이 되면 팀원관리는 물론이고 재무/회계팀 업무 전반에 대해서 관심도 가지고 더 노력해야 하는데 도저히 그럴 마음이 안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미 팀장 3개월 차쯤 됐을 때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가다가는 나 자신에게도, 팀원들에게도 그리고 회사에게도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