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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니seny Sep 18. 2021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땐 어떻게 할까?

퇴사 욕구가 뿜뿜할 때, 나만의 대처법을 소개합니다

     어느덧 사회생활 10년 차, 현재 세 번째 회사를 5년째 다니고 있는 직장인이다. 나는 왜 퇴사를 하게 되었고 또 다른 퇴사를 꿈꾸고 있는가?


      번째 회사의 퇴사 사유는 내가  조직 안에 갇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아주 작은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직 20대였으니까 조금 쉬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번째 회사의 퇴사 사유는 부서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일을 잘못한 부분에 대해 말하는  아니라  사람,  사람 죄다 자기 방에 불러다 놓고 잘못 처리한 사람에게 모욕을 줘서 부서의 분위기를 한없이 다운시켰던 부서장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런 일이 매우 잦았다. 그곳에선 아주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나는 그것을 참을  없었다. 그래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어 사내 분위기가 안정적이고 일이 편했던 그곳을 그만두었다.


     그러면 지금 다니는  번째 회사를 퇴사하고 싶은 이유는?  번째와  번째 회사 퇴사 사유보다는 사소해 보이지만 나는  일을 10 정도만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새 10 차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속 근무시간을 줄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여기서는 근무시간을 줄이기는커녕 연차가 쌓이면서  높은 수준의 일을 요구하고 회사에  헌신해야만 하는 상황이 닥쳐올 예정이다.  상황을 피하는  나에게도, 조직에게도 서로에게 좋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데다  늦기 전에 다른 업무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리하여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퇴사 욕구' 부르는  마음은 한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 회사에 크-게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장인들이 모두 다 그렇듯 자잘한 불만들은 가지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건 회사에 대한 당장의 불만도 물론 있지만 그것보다는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다니는 회사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나를 비롯한 같은 부서 사람들도 다 3년 이상은 다녀서 괜찮고 편하고 좋다. (특별히 나쁜 사람도 없다)

새로 오신 팀장님도 똑똑하시고 팀원들 코칭을 잘해주시는 분이다. (이런 분 만나기도 힘들다)

나도 5년 이상 이 회사를 다녔다 보니 사내에서 약간의 권위랄까 기득권층이 되었다.

     

     지금 다니는 회사의 단점은 다음과 같다.


올해까지 근무하면 내년에 진급 대상자인데 진급을 하게 되면 더 많은 능력을 요구받게 될 것이고 내가 그것에 부응할 자신이 없는 데다 만약 진급을 못 하게 된다면 쪽팔릴 수 있다.

날이 갈수록 보고서 양이 계속 늘어난다. ( = 일이 계속 늘어남)

팀장님이 좋은 분인데 이 분이 나보다 먼저 그만뒀을 때의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팀장님에게 과연 우리 회사가 뭘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그다지 메리트가 없어 보였고 만약 팀장님이 나보다 회사를 빨리 떠나게 되면 분명 흔들릴 것이다.

야근수당을 돈으로 쳐주지 않고 휴가로만 보상한다. 돈이든 휴가든 둘 중에 하나라도 보상해주니 이 부분은 괜찮지만 -> 매월 마감이 있으니 휴가는 계속 늘고 -> 월 중에도 업무가 있다 보니 마냥 휴가를 다 소진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 결국 연말이 되면 휴가를 다 못 쓰게 되는데도 계속 휴가 쓰라고 '독려'만 함 -> 그래서 어쩌라고... 이 패턴의 반복.


     최근엔 특히 일하기 싫은 순간들이 몇 번씩 찾아왔었는데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건 바로 다음 마법의 주문 한 마디 때문이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회사 그만둘 건데?


     누가 심각한 얘길 해도 ' 어차피 그만둘 건데 뭐’, 내가 다른 사람을 조금 불편하게 만들 이야길 해도 '어차피 (언젠가는) 관둘 건데 ’, 그렇게 마음속으로 외치고 나니까 오히려 초연해져서 일을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가지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바로 자리 청소하기였다. 이건 퇴사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행하는 나의 오랜 습관이다. 나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자리 청소를 한다. 이렇게 중간중간 정리를 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퇴사할  자리를 치우느라 고생하고 개인적으로 가져다 뒀던 짐도 왕창 가져가야 해서 귀찮아진다.


     그런 불상사를 줄이기 위해  번째,  번째 회사에서는 퇴사 생각이  뒤부턴 최대한 회사에 개인 짐을  갖다 놓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여기는 그렇게 하려고 해도 5 넘게 근무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쌓인 짐이 있다.


     다행히 서랍장의 위칸은 다 사무용품이어서 패스하고 아랫칸을 열어서 정리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팀원들이 여행 갔다 오면서 사다 준 무슨 외국 차, 발포비타민 등이 눈에 띈다. 먹지도 않는데 선물 받은 거니까 그대로 넣어두고 있었다. 어차피 이대로 놔둬도 결국 안 먹는다는 걸 안다. 그래도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는 내 자리 옆 쓰레기통에 바로 버릴 순 없어서 탕비실 안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통에 갖다 버렸다. 미안해 팀원들, 그대들의 마음을 버리는 게 아니야.


       쓸데없는 것들도 하나둘 쓰레기통에 버렸다. 쓰지도 않는 수첩과 노트가  나왔고 회사 로고가 박힌 것들도 있었다. 회사 로고가 박힌 노트를 회사 쓰레기통에 넣기는 뭐해서 일단 다시 서랍 안쪽에 넣어놓았다.  외에 핫팩, 외장하드, 식물 영양제  별게  나왔다. 집으로 가져갈 것은 가방에 넣고 나머지는 위치 정리만 다시 했다.


     회사에서 나눠준 마스크도 양이  돼서 집에 갔다 놓기로 했다. 마음 같아선 개인 짐이 대부분인 서랍 아랫칸을   비워버리고 싶지만 그건 진짜로 어딘가에 면접을 보고, 최종 합격을 하고 회사에 말하기 직전에 혼자 조용히 버리기로 했다.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필요한 것들이니깐.


     빠른 시일 안에 이직할  있을까? 새로운 곳에 가면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져야 되고 업무에도 적응해야 되는 것이 제일  걱정이다. 그리고 이번엔 단순히 업무만 옮겨서 이직을 하는  아니라 급여를 줄이더라도 공식적인 업무시간을 줄일  있다면 좋겠고 거기에다 직무를 바꿔서 이직해  생각도 있다.


      집과 회사의 위치도 고려를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여의도, 강남권에서 근무를 해봤기에 여태까지  번도 근무해보지 않은 시청, 광화문 근처에 있는 회사를 다녀보고 싶다는 작고 부수적이고 조금은 쓸데없는 소망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여러 가지가 걸려있다 보니 금방 이직이 될 거라고 장담은 못하겠다. 그래서 당분간 퇴사 욕구가 치솟을 땐 '어차피 (언젠가는) 그만둘 텐데'라는 마법의 주문을 외치고 자리를 정돈하며 마음을 달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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