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수령 완료 그리고 다음 세입자에게 보내는 편지
이 정도는 수모도 아니다. 인터넷에는 이보다 수많은 전세금 반환 및 사기에 관한 괴담이 존재한다. 이렇게 무사히 잔금을 받고 계약이 마무리되었다. 지긋지긋한 부동산 중개인과도 안녕이다.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카톡창을 닫았다. 엄마한테도 무사히 돈을 돌려받았다고 연락했다.
나중에 집에 갔더니 엄마 왈, 부동산 아줌마가 엄마한테 연락이 왔단다. 하도 걱정하는 거 같으니 전화를 한 거 같기도 한데… 왜 굳이? 하여간 중개인 아줌마는 엄마는 말도 못 하게 자기 할 말만 와다다다 하더니 손님이 왔다면서 전화를 황급히 끊었다고 했다. 만약 손님이 안 왔다면 한참 동안 전화기에 붙들려 있을 뻔했다고.
별 얘긴 안 했다는데 나보고 요즘 사람들 같지 않다면서 (좋은 의미로) 요즘 젊은 사람들이 너무 자기 손해 안 보고 와다다다 따지기만 해서 피곤하다고 했다. 요새는 집값이 오르는 추세라 기존 세입자들은 웬만하면 갱신권 써서 연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사를 간다니까 대체 왜 이사를 가는지, 어디로 가는지 그게 궁금했던 모양이다. 별게 다 궁금하시네 진짜. 정작 내가 사는 집은 보지도 않고 다른 집의 구조만 보고 계약했다던 새 임차인도 집이 깨끗해서 마음에 들었다는 말을 엄마를 통해 전해 들었다.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이사 오신 신혼부부께.
거주자는 개인(은행직원)인데 계약자는 법인(은행)이라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덕분에 계약이 빨리 성사되어 저도 보증금을 빨리 돌려받을 수 있었네요. 성인 두 명이 살기엔 살짝 좁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본인들 자금 안 들이고 예산에 맞춰 집 구하려는 거 보면 똑 부러지게 잘 살겠어요.
이미 답사 오셔서 아시겠지만 지하철역도 그만하면 가깝고 집 바로 뒤편이 양재천이라 산책하기도 좋고 동네도 조용해 살기 좋답니다. 아파트는 낡았지만 리모델링한 집이라 깨끗하고(나도 내 집이라 생각하고 깨끗이 썼고) 얼마 전에 아파트 단지 전체 보도블록 공사도 마쳤으니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임신하셨다고 들었는데 순산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덧. 잔금 돌려받고 정확히 일주일 뒤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깡그리 바뀌면서 대출한도도 축소되는 등 부동산 판이 난리부르스가 되어버렸다. 어차피 당장 정규직이 아니라 바로 지금 집을 살 건 아니었으나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게 생긴 거지. 역시 2년 전에 퇴사하면서 대출 풀로 당겨서 집을 샀어야 했나 보다.
어쨌든 험난했던 4년간의 독립후기는 여기서 끝. 언젠가 재독립 이야기와 집 매매후기가 올라올지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