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수령... 이제 진짜로 안녕!
그리고 시간은 흘러 잔금수령 일주일 전.
나는 전세권 설정을 해놓은 상태로 원칙적으론 잔금을 받으면 해제해 주면 된다. 그런데 다음에 들어올 세입자가 은행 직원인데 은행에서 제공해 주는 복지혜택으로 즉 본인 자금이 아니라 은행돈으로 집을 빌려주는 거라 계약자는 법인인 상황. 그래서 은행 내규 상 전세권이 설정되어 있는 집은 내부 대출심사가 불가능해서(???) 계약이 진행되려면 전세권 설정을 해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상황에선 내가 제일 약자. 그래서 먼저 해제해 주는 대신 특약에 한 줄 넣어달라고 했다. 사정에 의해 잔금을 받지 않고 미리 해제하는 것이니 집주인께서는 잔금 받으면 꼭 그날 지급하라고. 그렇게 은행 심사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정해둔 전세권 설정 해제일이 다가왔고 법무사에게는 미리 필요 서류를 다 보내놓았다. 그리고 당일날 업무처리 완료.
그리고 다시 며칠이 지나 잔금일 당일.
비가 왔다. 원래는 부동산에 꼭 가려고 했는데 굳이 오버 떨어서 안 가길 잘했다 생각. 나 혼자 휴가를 낸다고 되는 게 아니라 스케줄 근무다 보니 나를 대체할 사람이 있어야 해서 상황이 복잡했다. 아무튼 점심시간 지나고 나서 1시쯤 부동산에서 만난다더니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나는 잔금 받으면 그때 비번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내가 안 오니까 나 대신 겸사겸사 부동산에서 현장 점검을 하고 잔금을 넘겨줘야 돼서 비번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야 집은 아주 깨끗이 쓰고 나왔지만 하나 걸리는 게 있었다. 바로 바닥 장판과 벽사이을 붙여놓은 띠? 같은 게 있는데 유독 한쪽 벽면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그동안은 마침 침대로 가려지는 위치여서 나만 알고 있었는데 침대를 빼니까 이사 올 때보다 더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만약 시비를 턴다면 그거 딱 하나 있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혹시 몰라 이거 내가 먼저 말해야 되는 건가? 하고 미리 찍어둔 사진을 보냈더니 그 정도는 괜찮을 거 같다고 했다. 내가 건든 것도 아니고 리모델링한 지도 3년 지나 싸구려 자재로 한 거 같으니 제대로 붙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떨어진 것 같다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엄마가 부동산 아줌마한테 대신 전화를 해주기로 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근무에 들어가야 돼서 관람객들이 많이 오는 데스크에 앉아있었지만 다행히 평일이기도 하고 비가 와서 그런지 관람객이 거의 없었다. 실시간으로 잔금 받은 거 확인해 주고 관리비 송금 등도 해야 되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1시가 한참 넘어서 관리비 정산서가 오고 나서 새 임차인에게 관리비를 보내고 조금 있다 잔금이 들어올 거라 했다. 그리고 잔금 입금됐다고 연락이 왔다.
내 보증금…!
이걸 받기 위해
그 많은 수모를(?) 겪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