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일까지 D-10 짐 싸는 중 : 개미떼는 어디서 들어왔는가?
개미는 베란다를 통해 외부에 들어오고 있었다.
세탁기 사용을 위해 물이 흐르는 배관과 바닥 사이 구멍을 임시 재료로 메꾼 거 같았다. 그런데 나는 세탁기를 두지 않아서 애초에 이 배관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내가 사용을 해서 마모가 된 것도 아니라는 뜻. 싸구려 재료로 마감을 했는지 아니면 리모델링한 지 3년이 지나서 그런지 마감재료가 스스로 갈라져서 균열이 생겼고 그 틈을 타고 개미들이 바깥에서 들어온 거다. 그래서 멀리서는 시커먼 점같이 보이는 것들이 가까이서 보면 개미들의 집합이었다. 그것들은 바지런히 움직이고 있었고 갈라진 배관 틈새를 이용해 열심히 집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역시 집개미가 아니라 흙개미여서 큰 거였어.
나는 살충제를 좋아하지 않아서 집에 그 흔한 에프킬라 하나가 없었다. 얘들이 나한테 해를 끼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집 안에서 같이 살 수는 없으니 일단 죽여야 하지 않겠는가. 임시방편으로 뿌리는 락스가 있길래 자주 출몰하는 구멍에 칙칙 뿌렸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고 나가봤지만 소용없었다. 개미들은 여전히 베란다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방에서 발견되는 숫자가 더 늘어났다.
오늘은 마침 쉬는 날이라 이삿짐 정리도 하고 청소도 하려고 하다가 방바닥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그러다 드디어 개미가 베란다가 아니라 집 안에서 발견된 비밀을 찾았다. 도배가 좀 어설프게 된 부분이 있었는데 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벽 자체에 틈새가 벌어져 있어서 벽으로 난 구멍으로 개미들이 베란다에서 집 안으로 오가고 있던 거였다. 그러다 보니 베란다와 바로 붙어있는 화장대 근처에서 많이 발견된 거였다.
에프킬라가 없으니 개미한텐 미안하지만 물리적 압력을 가해 최대한 조지는 수밖에 없다. 물을 팔팔 끓여서 뜨거운 물을 부었다. 그리고 다른 틈이 또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발견한 통로는 막아야 했기에 박스 테이프로 바닥과 벽 사이 틈을 붙여버렸다. 더 이상 왔다 갔다 하지 못하도록.
이제 밖에서는 못 들어올 거고 이미 안에 들어와 있는 놈들만 보이는 족족 죽이면 된다. 그래서 개미들이 눈에 보일 때마다 휴지를 들고 꾹꾹 누르고 있다. 마치 TV 프로그램 <자연인>에서 뭘 하다가도 말벌만 발견하면 장대를 들고 즉시 뛰어가던 말벌 아저씨처럼. 저렴한 화장실 휴지를 가져다 놓고 바닥 어딘가에서 시커먼 점들이 움직인다!! 그러면 즉시 휴지를 뽑아 들고 검은 점들을 사살했다. 아침엔 뜨거운 물을 부어서 죽여버린 개미들 사체도 치울 겸 베란다에 있는 짐도 치우고 바닥 물청소를 싹 했다.
1주일 뒤면 이사 갈건대 이러기 있기 없기?! 이래서 내 집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