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를 보러 갔다. 그날따라 유독 새파랗고 예쁜 겨울바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월요일의 조금은 외롭고, 쌀쌀한 바닷바람을 만끽하며 산책을 했다.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을 다해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놀랍기만 하다. 그러다 갈매기 떼 속에 모여있는 한 가족이 눈에 띄었다. 엄마, 아빠, 아이 셋, 총 다섯 가족이다. 바라만 봐도 흐뭇하다. 막내인 콩만 한 아기는 아빠 품에 안겨 요리조리 세상을 관찰하기 바쁘다. 잠시 후 조심스레 아빠 품에서 내려오더니 모래밭을 밟는다. 한 걸음, 두 걸음 걸어보다 갈매기 떼로 곧장 뛰어 들어간다. 자그마한 팔을 날개 삼아 갈매기의 날갯짓을 따라 하며 날아다닌다. 분홍색 잠바를 입은 누나가 동생의 뒤를 쫓아 함께 난다. 어느새 콩만 한 아기가 혼자가 되어 뒤뚱뒤뚱 걷다 바다 앞에 우두커니 섰다. 그 뒷모습이 사랑스럽고, 한편으로 찡하다. 아기 앞에 펼쳐진 바다가 꼭 앞으로 아기가 겪어야 할 인생의 여러 순간만 같다. 이름 모를 아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기가 행복을 머금고 자라나길 바랐다. 그래서 바다를 바라보는 순수하고 호기심 가득한 지금의 마음을 너무 많이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