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말하지 않는 금융 교양
정말 이상했다.
같은 펀드인데, 친구는 플러스고 나는 마이너스였다.
나는 매달 꾸준히 적립식으로 넣었고,
그 친구는 몇 달 늦게 가입했을 뿐인데 수익률이 달랐다.
게다가 펀드 투자 설명회에서는 항상 말했다.
“이 펀드는 지난 3년간 평균 수익률이 12%였습니다.”
그런데 왜 내 계좌엔 –3%가 찍혀 있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혹시, 이 구조가 처음부터 그런 구조는 아니었을까?
우리는 흔히 펀드를 이렇게 이해한다.
“전문가가 대신 굴려주는 주식 바구니”
그러나 실제로 펀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고객의 돈을 한꺼번에 모아, 일정 방식으로 운용하고,
이 운용액에서 매일 수수료를 차감하는 구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이 부분이다.
수익이 나든 안 나든, 수수료는 무조건 빠져나간다.
이 말은 곧,
시장 수익률이 아무리 높더라도
고객의 체감 수익률은 항상
시장 수익률 – 수수료가 된다는 뜻이다.
아래는 실제 주식형 펀드의 보수 체계 예시다:
운용보수: 연 0.9%
판매보수: 연 0.6%
수탁보수: 연 0.15%
기타: 약 연 0.1%
총 보수: 연 1.75%
연 1.75%의 보수는 겉보기에 작아 보이지만,
복리로 쌓이면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 된다.
1천만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시장 수익률이 매년 5%라고 해도,
보수 차감 후 실질 수익률은 약 3.25%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은 오르는데 나는 제자리”라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이 모순적인 문장을 곱씹어보자.
펀드 자체가 손실을 보아도,
누군가는 그 펀드에서 수익을 만든다.
판매사는 선취수수료를 통해 가입 순간 수익을 얻고,
운용사는 보수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을 확보하며,
수탁사는 고객 자산을 보관만 해도 관리 수익을 챙긴다.
즉, 펀드라는 상품은
고객의 수익과는 무관하게 ‘운용 자산 규모’만 크면 이익이 나는 구조다.
그래서 금융기관은 말한다.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지 마세요.”
하지만 이 말은 실제로 이렇게 번역된다.
“수수료는 계속 빠져나가지만, 당신이 손해 봐도 우리에겐 문제가 없습니다.”
펀드의 수익은 자산을 사고파는 ‘타이밍’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타이밍에 실패한다.
왜냐하면 펀드 가입의 대부분은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시장이 오를 때 펀드에 가입하고,
시장이 내릴 때 손실을 견디지 못해 환매한다.
결국,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사람이 수익을 가져가고,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사람이 손해를 본다.
이렇게 개인의 투자 행태와
펀드 수수료 구조가 결합하면,
전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양(+)이라 해도
실제 고객의 절반 이상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전문가가 굴려주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도 ‘시장’에 대해 모든 걸 아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전문가가 ‘당신을 위해’ 운용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의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운용한다는 점이다.
사실, 펀드는 절대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대신, 금융기관은 절대 손해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든다.
펀드는 마치 공정한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미 플레이어마다 룰이 다른 게임이다.
금융기관은 수수료를 먼저 확보하고,
개인 투자자는 시장과 타이밍, 심리적 압박과 싸워야 한다.
당신이 패배하더라도
게임은 계속되고, 수수료는 계속 쌓인다.
이 불균형한 게임판에서
유일한 방어 방법은 구조를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뿐이다.
투자 상품을 선택할 때는 수익률보다 비용 구조부터 살펴야 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구조라면, 들어가지 않는 게 정답이다.
마무리 – 당신은 누구의 수익을 만들어주고 있는가?
금융은 복잡한 게 아니다.
하지만 금융은 친절하지 않다.
모른 채로 가입한 펀드가
당신을 위해 굴러가는지,
누군가의 연봉을 만들어주는 구조인지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지금 당신이 들고 있는 펀드는
당신의 수익을 위한 구조인가요?
아니면 누군가의 수수료를 위한 구조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