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녀에게 연애는
일종의 관계 형성이었다.
일생에서 가장 큰 행복
그리고 사랑을 가져다 줄.
그래서 수많은 관계 중 가장 중요한.
일단 시작하면
관계를 완성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몸과 마음을 던진다.
어려움이 없지 않을 거고
고단함에 쉽지 않은 길이지만
좋아하게 되어 버렸고
함께 정원을 만들고 싶어진 이상,
본인의 힘듦쯤은 가볍게 무시한다.
관계에서 오는 행복과 상대방이 주는 사랑에
그 힘듦이 상쇄될 것이라 믿으며.
그래서 실패했을 때 오는 리바운드가
더없이 힘들 거다.
그런 사람이다.
일단 시작하면 몸이 부서져라
관계를 위해 달릴.
자신이 그럴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지금 처한 환경에
내 마음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었으리라.
자주 만나지 못해도 괜찮으니
언제든 편할 때 기대라는 내 말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곱씹으며 깨달았다.
오래 기다리지 말라는 말은
외로움을 많이 타고 나이가 찬 나를
오히려 배려한 것이라는 걸
듣자마자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과수원집을 하는 한 작가는
시간이 역순으로 흐른다고 했다.
미래에서 과거로. 강물처럼.
일직선으로 이어진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향으로
우리 쪽으로 흘러오는 강물이 미래.
우리를 스쳐가는 순간이 현재.
뒤로 흘러내려가는 것이 과거.
꿈에서 너는
종이배에 작은 돌멩이를 묶어
힘껏 던지더니 내게 말했다.
강물을 툭툭 거슬러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떠다니던 종이배가 손에 걸릴 거야.
우리는 그 때 만나게 될 거야.
놓치고 흘려보내면 어떻게 하냐고 묻는 내게
너는 대답했다.
그땐 아마 다른 종이배를 쥐고 있을 테니
그건 예전처럼 놓치지마.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