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심리테스트를 받거나 교육을 하러 오신 분들 중 간혹 색각이상인 분들이 계십니다. 본인을 색각이상을 알고 상담을 의뢰하는 분도 계시지만 전혀 모르고 있다가 색채상담을 받는 도중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 서울시교육청의 평생학습축제 기간동안 부스를 맡아 [강점컬러]로 사람들의 기질과 성격유형을 알아보고 자기이해를 돕는 상담과 컬러치유를 체험하는 현장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축제를 찾아왔다가 색채심리를 한다는 말에 일부러 찾아오신 청년고객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미대를 나와서 지금은 시각디자이너로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색각이상이 있다는 것은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할 때 알았다고 합니다. 색약이 심하지는 않아서 나름 색각이상검사책을 구입해서 보고 색약이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을 해서 티가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섬세하게 색채를 구분하고 활용해야하는 시각디자인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서 고칠 수 있다면 좋겠다고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색채심리를 공부하고 싶다고 오셨다가 자신이 색약이라는 것을 알게 된 분도 있습니다. 오십이 넘도록 전혀 불편함 없이 살아서 자신이 색약이라는 걸 생각조차 해본적 없었다가 알게 되면서 간혹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색깔을 말해서 웃음거리가 된 경험을 떠올리며 왜그랬는지 이해가 간다고 하셨지요. 또 주황색, 적색계열을 제대로 구분을 못하시고 엉뚱한 색깔을 고르거나 말씀하시분이 계셔서 색각이상검사를 받아보시라고 조심스럽게 권했던적도 있습니다.
색각이상(색맹 또는 색약)은 망막 원추세포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런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양한 색깔들을 보는데 불편함을 겪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150만명이상의 색각이상인 분들이 있다고하니까, 결코 적지 않은 분들이 색각이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색각이상은 일반적으로 남성의 경우 12명 중 1명, 여성은 233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남자에게 색각이상이 더 많은 이유는 유전자와 깊은 관련이 있지요. 색각이상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X염색체에 존재하기 때문인데, X염색체 한 쌍을 가지고 있는 여성의 경우 두 개의 X염색체 중 하나만 정상이어도 색각이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한편 X염색체와 Y염색체를 갖고있는 남성의 경우가 당연히 색각이상자가 많이 나타날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시각디자인과 합격이 취소된 색각이상자
신체검사나 건강검진을 할 때 꼭 실시하는 기본검진 중 하나로, 알록달록한 색깔에 희미하게 보이는 글자나 숫자를 알아맞히는 과정이 있지요. 개인적으로 색맹검사를 좋아했는데 이유는 옷을 갈아입거나 번거롭게 몸을 움직일 필요없이 잠시 앉아서 숫자나 글자만 두세자 맞히면 간단히 통과했던 검사였기 때문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만하게 보던 색맹검사에 대한 내 태도를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미대를 합격했지만 신체검사에서 색맹으로 판정을 받아서 합격이 취소된 친구를 보고 나서다.
합격의 기쁨으로 들떠서 신체검사를 받으며 즐겁게 수다를 떨고 있는데 한 친구가 심각한 얼굴로 검사실을 나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친구는 색맹이라는 걸 알게 되어 결국 시각디자인과합격이 취소되었다. 다만 대학측에서 안타까운 사정을 감안하여 시각디자인이 아닌 다른과로 전과를 가능하도록 배려했었지만, 자신이 가고 싶은 과를 가지 못해서 결국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 후론 색맹검사에 대해 너무 쉽다거나 간단하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보는게 당연하고 단순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고민이 되고 심지어 자신의 꿈과 진로를 바꿀 수도 있다는 걸 깨닫고 색각이상자에 대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색각이상자가 대학에 지원할 수 없거나 합격 후 취소가 되는 전공은 시각디자인계열과 유아교육과가 해당된다. 유아교육의 경우 워낙 색깔과 관련한 놀이와 교육이 많다보니 유아를 교육하는 교사역할을 하기 위해서 색깔을 인지하고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기때문이다.
색각이상은 색을 식별하는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로 일반적으로 적색과 녹색이 회색으로 보이는 적록색맹이 가장 많지요. 전혀 색을 식별하지 못하느냐 그리 심하지 않으냐로 색약, 부분색맹, 완전색맹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빨간색과 초록색은 신호등으로 매일 생활 속에서 보고 식별해야하는 색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통신호를 식별하기 어려운 색각이상자의 경우, 경찰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여겨 경찰 합격이 취소되는 결격사유가 될 수 있답니다.
색맹과 색약 검사는 어떻게 받을까?
색맹이나 색약을 검진하는 프로그램은 주로 "이시하라 색맹검사표"와 "한식 색각검사표"가 사용되며, 요즘은 온라인쇼핑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시하라 색각검사(Ishihara pseudoisochromatic plates test)는 1917년에 일본인 안과의사 시노부 이시하라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가장 오래 된 색맹검사이며 아직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실시할 때 사용했던 색각검사자료도 이시하라검사가 주를 이루었지요. 이시하라 검사는 적록색맹(약)을 구분해 낼 수 있으며 색약의 강한 정도와 약한 정도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폰 앱으로도 이시하라 검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무료로 이시하라색각검사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color-blindness.com/ishihara-38-plates-cvd-test/#pretty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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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olor-blindness.com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한천석 박사의 "한식 색각검사표"는 청색맹(제 3색각이상)도 발견해 낼 수 있습니다.
이 외 더욱 정밀한 색각검사는 "대약시경"(anomaloscope)검사와 "100hundred hue" 검사가 있습니다.
아래 사이트에서는 정밀한 색각검사도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셔요.
https://www.color-blindness.com/farnsworth-munsell-100-hue-color-vision-test/#prettyPhot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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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olor-blindness.com
글이 길어져서 다음편에서 이어 색각이상에 대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편에서는 색맹이나 색약이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달라보일지 예를 들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