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가지 이상의 색깔이 보이는 사람
무지개가 흑백으로 보이는 사람 VS 무지개가 10개로 보이고 1억가지 이상의 색깔이 보이는 사람
이렇게 물으면 그냥 무지개가 무지개 색깔이지 뭘로 보이겠냐면서 무슨 뚱딴지같은 질문이냐는 반응을 얻기 쉽죠. 아니면 심심풀이 넌센스문제로 알고 머리를 굴릴 수도 있고요. 그런데 무지개가 흑백으로 보이거나 아니면 일곱색깔 외에 더 많은 컬러가 화려하게 펼쳐져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색각이상자로 '전색맹'에 속하는 사람은 모든 색이 흑백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반면 '사색자', '색의 초능력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색각이상의 경우 보통사람의 100배이상 컬러를 지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 초능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전색맹이나 사색자 둘 다 전세계 인구의 0.001%에 해당할 정도 희귀합니다.
생물이 빛을 감지하는데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가 이용됩니다. 이 중 원추세포의 말단에는 색소가 붙어있어서 이 색소가 빛의 파장에 반응하는 것에 따라 우리가 색을 인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원추세포의 가지수에 따라 사색자, 삼색자, 이색자로 구분을 하게 됩니다.
☞ 사색자(四色者, tetrachromat) : 적추체, 녹추체, 청추체 세종류의 원추체 외에 한 종류의 원추세포를 더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100의 4제곱인 1억가지 색깔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색각을 지니면 가시광선 외에 자외선을 더 볼 수 있습니다. 파충류인 뱀, 새, 곤충 종류는 사색각을 지니고 있어서 매우 다양한 빛의 파장과 색을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인간은 시각적인 면에서 이들보다 덜 진화된 존재로 볼 수도 있네요.
☞ 삼색자(三色者, trichromat) : 빨강, 녹색, 파랑색의 가시광선을 인식하는 세 종류의 원추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일반인을 일컫습니다.
☞ 이색자(二色者, dichromat) : 거의 모든 동물은 이색자에 해당하며 원추세포가 두 종류밖에 없어 정상적으로 색을 인지하지 못하는 색각이상인 사람이 해당합니다.
사색자의 존재가 최초로 확인된 것은 사실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2010년 영국 뉴캐슬대학의 신경학자인 가브리엘데 요르단(Gabriele Jordan) 박사팀은 20여년간의 연구 끝에 완벽한 사색자를 발견하게 되었죠. 영국 북부에서 의사로 살고 있는 여성이었습니다.
사색자는 이론적으로 여성들에게만 존재할 수 있다고합니다. 사색자는 이론적으로는 여성들 중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색을 인식하는 원추세포의 유전자가 X염색체에만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두 개의 X염색체에 모두 변이가 있어야 네 종류의 원추세포를 가지게 되는 사색자는 여성만 가능한 것이죠. 이 여성은 실험실의 명칭칭인 ‘cDa29’ 로만 불리고 공개적 활동을 하지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색자'에 대해 기사화되고 세상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콘세타 안티코(concetta antico)라는 여성때문입니다. 호주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이여성은 매우 화려하고 환상적인 컬러를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녀가 이렇게 색각이상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은 자신의 딸이 색각이상있기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색자인 그녀가 세상을 매우 컬러풀하게 보고 살아간다면 딸의 경우 세상의 색을 온전히 보지 못하고 제한된 색채를 보며 살아가야하는 아이러니를 모녀는 경험하고 있네요.
안티코는 20여년간 화가로 활동하고 그림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학생 중에서도 색각이상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어떻게하면 이들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티코는 사색각을 연구하는 연구자들과 협력하고, 색각이상자를 위한 예술학교를 열고 있으며, 사색각인지 알 수 있는 온라인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https://concettaantico.com/oil-paintings/
콘세타 안티코의 표현에 의하면, 나뭇잎이 녹색으로만 보이지않고, 가장자리를 따라 주황색과 붉은색, 자주색이 보이고, 잎의 그림자 부분에서는 짙은 녹색 외에 보라색, 청록색, 파란색이 보인다고 합니다.
왠지 사람이나 물체가 지니고 있는 오라를 보여주는 키를리안 사진으로 찍은 대상을 보는 것같겠네요.
키를리안 사진(Kirlian Photography)은 러시아의 전기공 세묜 키를리안1900~1980)이 1939년 사진을 인화하다가 실수로 우연히 발견한 현상입니다.
키를리안 사진의 오묘한 현상은 고주파 고전압의 전기를 피사체에 가했을 때 피사체 주변으로 희미한 발광 현상이 촬영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물체의 에너지를 살펴볼 수 있는 키를리안 사진은 사람의 생체에서 방사되는 에너지장인 오라(aura)를 감지하는 장치로 응용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키를리안 사진에서 관찰되는 오라현상이 과연 진짜 사람의 기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증명이 되지 않아 '영적인 기운'을 측정하는 도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어쨌든 사색각을 지닌 뱀, 새, 곤충들이나 사람의 경우 키를리안사진으로 보는 것처럼 생체의 기운을 보고 느끼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안티코처럼 다양한 컬러가 한 눈에 보이는 사람은 온세상이 인상파의 점묘파가 그리는 그림처럼 모자이크되어 화려하게 펼쳐져 보이겠다는 생각에 신비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인간이 삼색각을 지닌 것은 진화의 과정에서 뇌를 많이 사용하는 쪽으로 발달하여 사색각보다 삼색각을 택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사색각을 지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네요.
첩보영화나 공상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특수한 안경이나 기술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생체의 에너지를 감지하고 마치 무협영화처럼 사람의 기운을 감지하며 오라를 본다면 신기한 일들을 많이 경험하고 우리 삶이 매우 다채로와질 것으로 생각되어 흥미롭네요.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b=bullpen2&id=1332749
안티코는 자신도 경험하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통해서도 경험하고 있지만, 타고난 시각적 능력보다 어떻게 훈련하느냐에 따라서 사색각이 퇴보할 수도 있고, 발달할 수도 있으며, 일반인들도 색감을 늘리고 사색자처럼 다채로운 색감각을 기를 수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컬러를 보고 사용하면 색감각이 느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여러분들도 평소에 명화도 자주 보시고 컬러를 다양하게 즐기고 경험해보시기 바래요.
아직도 색각이상에 대해 알아보니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차츰 색각이상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여 틈틈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가지고 놀러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