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나갔다가 찬바람을 만났다.
목도리를 감아도
바람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귓바퀴를 시리게 한다.
어제까지 볕을 모으던
공원의 벤치가
싸늘하게 식어 있다.
아스팔트 귀퉁이에
바싹 마른 잎 하나가
제 몸을 뒤집으며 힘겹게 굴러간다.
가로등이 평소보다 일찍
노란 불을 켜고,
그 빛 아래
벌거벗은 가지의 그림자가 길어진다.
손바닥에 훅, 뱉어낸 입김이
하얀 나비처럼 잠시 머물다
보이지 않게 흩어진다.
코끝이 찡,
매캐한 겨울 냄새가 난다.
해가 눈에 띄게 짧아져, 아직 저녁이라 부르기 이른 시간부터 가로등이 노란 불을 밝힌다.
그 불빛 아래로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의 앙상한 그림자가 바닥에 길게 그어진다.
추위를 확인하려 손바닥에 '하' 하고 입김을 불어 보면, 하얀 김이 나비처럼 잠시 머물다
금세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코끝이 찡해지면서 특유의 매캐한 겨울 냄새가 느껴지는 것.
이 모든 감각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 비로소 겨울이 문턱을 넘었음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