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의 화음이 뭉쳤다.
바닷물이 물러나며 제 몸을 접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길이 있다
방금까지 파도가 덮고 있던 젖은 노면은
섬이 육지에게 건네는 오래된 인사 같다
타이어가 아스팔트 위를 구를 때마다
바닷물의 짠 기운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물웅덩이에 비친 오전 햇살은
잘게 부서져 눈부신 금빛비늘로 가득하다
"물이 다시 차오르려면 아직 멀었나요?"
길의 끝에서 묻는다
어쩌면 우리는 길이 다시 잠기기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김 서린 식당 유리창 너머로
만조의 파도가 다시 길을 덮어버릴 때
각자의 섬에 머물며 비로소 안도한다
길은 물밑으로 사라질 때 제 역할을 다하고
고립된 뒤에야 서로에게 더 깊이 연결되는 곳
제부도, 그 움직이는 길 위에
갯벌의 굴곡보다 깊은 인장을 새겨 놓는다
#서울청춘합창단
#2024_2025 수고한 사람들.
각자 섬이 된 일곱 명.
바닷길을 달리는 7명
섬은 스스로 문을 걸어 잠글 때 비로소 가장 자유로운 영토가 된다.
제부도로 향하는 길 위에서 나는 '통로'가 아닌 '경계'를 보았다. 하루에 두 번, 바다가 제 살을 갈라 내어 주는 그 길은 육지의 속도로 달려온 우리에게 잠시 멈추어 서라고, 젖은 아스팔트의 비릿한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나직이 속삭이는 듯했다.
일곱 명이라는 숫자는 중창단의 화음처럼 풍성하지만, 동시에 각자의 고독을 품은 개별적인 존재들이다.
길이 사라져야만 비로소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섬의 시간. '갇힘으로써 연결된다'는~.
결국 이 시는 길에 대한 기록이지만 함께 걷는 이들에 대한 헌사다.
칼국수 한 그릇에 담긴 갯벌의 허기를 나누며, 우리는 육지의 소란을 지우고 서로의 존재를 하나의 음악으로 읽어 내기 시작했다.
바다가 다시 문을 닫는 순간, 우리의 화음은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